현대엔지니어링으로서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비주택 사업을 바탕으로 주택 수주 공백을 메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데이터센터 분야에 진출한 뒤 빠르게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
5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만 2조 원에 가까운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건축 분야를 미래 성장 기반의 한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건축사업본부 안에 데이터센터영업팀을 신설, 관련 전문 인력 확보와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한 뒤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9월 말 현대엔지니어링은 8700억 원 규모의 ‘군산 SGC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 1단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후발주자임에도 전담 조직 출범 뒤 6개월 만에 관련 사업 실적을 빠르게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군산 AI 데이터센터에서 냉각탑과 냉동기, 수배전반 등 냉각·전력 공급 관련 설비인 MEP(기계·전기·배관) 공사를 담당한다. MEP는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에서 50~60%를 차지하는 핵심 분야다.
AI 서버가 고밀도화하면서 서버묶음 단위당 전력사용량이 기존 30kW(킬로와트) 수준에서 100kW 이상으로 높아진 만큼 시공사에게는 높은 전력사용효율(PUE) 기술이 요구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처럼 오랜 기간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쌓아온 다른 대형사와 비교하면 실제 데이터센터를 건축해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다만 첨단 시설에 요구되는 집적 전력·배관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것은 장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플랜트나 자동차, 배터리 공장 같은 첨단 산업건축 시설에 요구되는 작업 실적을 갖춰 데이터센터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천과 경북 구미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연내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군산 AI 데이터센터 2단계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약 2조 원가량의 새로운 수주가 확보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의 약 20% 해당하는 새로운 먹거리가 발굴되는 셈이다.
| ▲ 앞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군산 AI 데이터센터 2단계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현대엔지니어링> |
특히 주 사장으로서는 지난해 2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현장 사고 이후 이어지고 있는 주택사업 부진을 보완하면서 외형 성장까지 이끌 새로운 사업축 확보가 절실한데 데이터센터 같은 비주택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 5조2042억 원, 영업이익 2106억 원을 기록했다. 원가 안정화 등의 노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은 전년 동기보다 4.9%가량 개선했지만 매출은 23.2% 줄었다.
지금껏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형 사고와 해외 플랜트 현장의 추가 비용 반영 등으로 신규 수주에 소극적이었다. 다만 올해 들어 데이터센터와 산업 플랜트를 중심으로 미래 매출로 연결되는 수주 규모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
9월에는 총 사업비 2조3826억 원 규모의 용인·신호남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같은 달 카자흐스탄 국영가스공사 카작가스(QazaqGaz)와 카라차가낙 가스처리시설 사업이행합의서를 체결하며 본계약에도 가까워졌다.
연간 수주액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7조895억 원을 수주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누적 9조3987억 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수주잔고도 2026년 상반기 기준 28조1491억 원으로 2025년 말보다 14.3% 늘며 지난해 고속도로 사고 발생 전인 2024년 말 34조8247억 원 수준을 향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올해 주우정 사장이 강조한 에너지 사업 강화 전략과 연계될 여지도 많다. 앞서 주 사장은 올해를 ‘새출발의 해’로 규정하며 ‘기술 기반 에너지 가치사슬 핵심 역할자’로의 도약을 2026년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전략의 틀 아래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재생에너지와 SMR(소형모듈원전), 수소 등 차세대 발전원과 연계한 데이터센터 전력 조달 모델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앞으로 AI 시대가 요구하는 안정적 전력 공급 기반과 운영 환경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최고의 기술로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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