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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약품 5년 기다린 임신중지약 도입 가시권, '오너 3세' 이상준 여성의약품 확장 결실 보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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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5년 넘게 추진해온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의 국내 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기존 산부인과 제품·영업망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품목인 만큼 이 사장이 이어온 여성의약품 확대 전략이 성과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약품 5년 기다린 임신중지약 도입 가시권, '오너 3세' 이상준 여성의약품 확장 결실 보나
▲ 현대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은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 사장. <현대약품>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대약품이 신청한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심사하고 있다. 임신 63일, 즉 9주 이내 사용을 전제로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위해성 관리계획 등의 검토가 남아 있다.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16일 브리핑에서 허가·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허가 이후 수입 절차와 공급 물량 확보 등 필요한 준비가 이뤄지면 내년 1분기 안에 제품이 도입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방침이 세워져 있다.

현대약품이 도입하는 미프지미소는 임신중지약으로 널리 알려진 ‘미프진’과 차이가 있다.

미프진은 프랑스에서 개발한 미페프리스톤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의 상품명이다.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허가된 뒤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면서 먹는 임신중지약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미프지미소는 영국 라인파마 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제품으로 미페프리스톤 200mg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마이크로그램) 4정을 한 묶음으로 구성했다. 미페프리스톤을 먼저 투여하고 1~2일 뒤 미소프로스톨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두 성분은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막는다. 미소프로스톨은 자궁을 수축시키고 자궁경부를 이완해 임신 조직의 배출을 돕는다.

현대약품이 허가 신청 때 제출한 해외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임신 9주 이하에서 수술 없이 임신중지가 완료된 비율은 94.9~97.3%로 나타났다.

미프지미소는 이 사장이 단독대표에 오르기 전 판권을 확보한 뒤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줄곧 도입을 추진해온 품목이다.

이 사장은 현대약품 창업주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인 오너3세 경영인이다. 2003년 현대약품에 입사해 미래전략본부장과 신규사업·연구개발부문 총괄사장 등을 거쳐 2018년 각자대표에 올랐다.

2021년 1월에는 단독대표를 맡으면서 연구개발뿐 아니라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미프지미소 도입은 이 사장이 단독대표 체제 출범 무렵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라는 점에서 여성의약품 확대 전략의 성과를 보여줄 품목이 될 수 있다.

현대약품은 단독대표 체제 전환 직전인 2020년 12월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미프지미소의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21년 7월 처음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자료보완 요구 이후 자진 취하했다.

2023년 재신청 때도 관련 법률 문제로 절차가 잠정 중단됐으나 2024년 12월 세 번째 허가 신청에 나섰다. 이 사장이 단독대표 취임 첫해부터 추진한 사업이 허가 문턱을 넘으면 새로운 판매 품목을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외부에서 확보한 제품을 기존 영업 기반과 결합해 산부인과 사업을 키워온 이 사장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약품은 2025회계연도(직전연도 12월1일부터 해당연도 11월말까지) 매출 약 1918억 원 가운데 의약품에서 약 1599억 원을 거뒀다. 전체 매출의 83.4%가 의약품에서 나오는 구조다. 여성의약품 매출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회사는 산부인과 분야의 차별화된 약물 개발과 도입을 주요 사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약품은 응급피임약 ‘노레보원’과 ‘엘라원’, 입덧치료제 ‘디클렉틴’ 등을 통해 산부인과 의료진과 거래 기반을 쌓아왔다. 이 사장은 여기에 새로운 품목을 추가하며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의 범위를 넓혀왔다.

2020년 한국페링제약과 조산 예방, 출산 후 출혈 방지, 분만 유도에 쓰이는 의약품 3종의 공동판매를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현대약품은 기존 산부인과 거래망을 바탕으로 제품 유통과 전국 분만 전문병원·의원 대상 영업을 맡기로 했다.

이 사장은 당시 “제품력과 현대약품의 영업력을 결합, 분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통해 산부인과 영역에서의 강자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대표 취임 이후에도 품목 확보는 이어졌다. 2022년 경구피임약 ‘슬린다’의 국내 독점 개발·상용화 권리를 확보해 지난해 1월 출시했다. 2024년에는 폐경기 증상 치료제 ‘비쥬바’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도 맺었다. 미프지미소가 허가되면 피임과 임신·출산 관련 의약품을 공급해온 사업 영역에 임신중지약이 추가된다.
 
현대약품 5년 기다린 임신중지약 도입 가시권, '오너 3세' 이상준 여성의약품 확장 결실 보나
▲ 현대약품이 응급피임약과 입덧치료제 등 여성의약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현대약품 모습. <현대약품>

국내 경쟁 상황도 현대약품의 초기 시장 진입에 유리한 요인이다.

현재 국내에는 정식 허가를 받은 임신중지약이 없으며 정부 발표 당시 현재 허가 심사를 신청한 제약사는 현대약품 한 곳이다. 미프지미소가 허가되면 현대약품은 국내 의료기관에 정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처방 기반을 확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다만 장기적인 시장 지위는 먼저 진입한 이점을 안정적 공급과 의료기관 거래 관계로 연결하는 데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여성의약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여지가 크다. 정부는 도입 초기 2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도록 할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사용·안전관리 정보를 전달하는 역량이 초기 시장 안착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약품은 기존 산부인과 거래처와 의료진 접점을 미프지미소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 새롭게 산부인과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보다 거래처 확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미프지미소를 계기로 거래 의료기관이 늘면 기존 여성의약품을 소개할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

향후 경쟁 제품이 등장하더라도 먼저 쌓은 납품 관계와 제품 인지도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사장이 확보해온 산부인과 제품군과 영업 경험이 새로 열리는 임신중지약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아직 허가가 확정된 상황이 아니어서 도입 시기나 영업망 등은 허가가 확정된 뒤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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