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장에 주는 메시지를 최소화하겠다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조가 투자자들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연준의 신뢰도에 의문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시장에 뚜렷한 신호를 제시하기보다 ‘조용한 연준’을 선호하는 케빈 워시 의장의 리더십이 연준을 향한 신뢰를 낮추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로이터는 30일 “연준을 이끄는 케빈 워시 의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 침묵을 선택했다”며 “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중앙은행이 시장에 금융정책 방향성을 미리 알리는 대신 투자자들이 스스로 경제 지표를 해석하고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는 방침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기업들도 투자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워시 의장이 “불안에 침묵으로 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각) 워시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견해는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연준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일을 피해야만 시장 상황을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는 워시 의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워시 의장은 6월 FOMC 회의 뒤 국채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등 시장이 연준의 신호보다 경제 상황 자체에 반응하고 있다는 근거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이션 예측을 반영하는 시장 지표도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물가 상승 및 중앙은행의 신뢰성에 불안감을 느끼는 정황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2회 안팎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앙은행이 이를 단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건물. <연합뉴스> |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5월 4.2%와 비교해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
워시 의장은 미국의 물가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더 넓은 범위에서 판단 기준을 두고 있다며 금리 인상은 여러 해결책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성을 시장에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 전략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이번 기자회견 내용만으로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를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의 역할에 대해 확신을 얻어야 하는 만큼 조용한 연준을 지향하는 워시 의장의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이 워시 의장의 의도와 같이 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연준의 대응이 크게 늦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다면 워시 의장의 전략도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증권사 JP모건은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연준의 물가 안정화 의지에 시장의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 위원들이 미국의 물가 상승세 대응에 더 압박을 느끼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CNBC는 결국 워시 의장을 향한 신뢰가 연준 내부에서도 약화되면서 그의 전략이 여러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소극적 태도는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논평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워시 의장이 독자적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경제에 이로운 선택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