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주 오스탈 최대주주 올랐지만 사업 시너지는 아직, 김동관 오스탈 군함사업 협력 묘책 고심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7-29 16: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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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소 오스탈 지분 약 20%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선지 7개월이 넘었지만, 뚜렷한 사업 시너지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오스탈이 미국 내 보유하고 있는 군함 조선소를 활용해 미국 함정 사업 확장을 노리고 전략적 지분 인수를 결정했지만, 호주 정부의 자국 군사 보안과 핵심 사업체 보호를 명분에 따라 오스탈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천억 원을 투자해 지분 19.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호주 조선기업 오스탈과의 군함 협력사업을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025년 8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김동관 부회장이 방문객들에게 축사하는 모습. <한화그룹>
오스탈 지분 매입에 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 만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군함 사업 확장을 위해 오스탈과 어떤 협력 방안을 찾을지 주목된다.
29일 조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오스탈 지분 19.9% 취득한 이후 이렇다할 사업협력 행보를 보이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스탈은 1988년 호주 서부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호주·미국·필리핀·베트남 등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며 여객선, 순찰정, 고속지원함, 수상전투함, 다목적함 등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23년 10월 오스탈 인수에 9천억 원을 제안했으나, 오스탈 이사회 반발과 미국·호주 규제 당국의 승인 불확실성으로 한발 물러섰다.
이후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설립한 호주 투자법인 ‘HAA No.1’이 2025년 3월 장외거래로 오스탈의 지분 9.9%를 확보했다. 이어 총수익스와프(TRS) 콜옵션을 통한 지분 9.9% 추가 취득을 미국·호주에서 승인받으며 2025년 12월 오스탈의 최대주주가 됐다.
한화그룹 측은 2025년 6월 미국 정부의 승인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의 조선 사업 역량과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해 양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미국과 호주의 방산 시장에서 공동 사업 확대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 모빌에서 미 해군·해안경비대용 함정 건조 조선소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는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작업을 할 수 있는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오스탈을 통한 미국 내 추가 군함 조선소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군함 사업 참여기회가 더욱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대주주 등극 이후 현재까지 한화그룹은 오스탈 경영과 관련한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스탈 전 최대주주인 호주 타타랑벤처스 측의 7명의 이사회 멤버가 여전히 회사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자국 조선 산업 보호와 안보상의 기밀유지 명분으로 한화그룹의 이사회 진입을 제한한 조치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호주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화의 오스탈 투자 승인 당시 한화 측이 오스탈이 가진 민감한 기술 정보에 접근·저장하는 것을 제한하며, 한화 측이 추천하는 이사회 후보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멜버른무역관은 지난 2025년 12월 펴낸 보고서에서 한화그룹의 오스탈 지분 투자를 두고 "호주 정부가 조선·방산기업에 대한 완전 인수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술 협력이나 공동 생산, 공급망 참여 중심의 접근이 보다 현실적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 오스탈이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군함 조선소 전경. <오스탈>
한화그룹의 오스탈 주식 인수 가격은 1주당 4.442 호주달러였다. 하지만 오스탈 주가가 연초부터 줄곧 하락해 28일 종가기준으로 인수가격보다 17.6% 낮아진 3.66호주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화시스템의 연결기준 순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스탈 주가 하락에 따라 인식한 올해 2분기 평가손실 규모는 약 360억 원으로 같은 기간 거둔 순이익의 68.3%에 이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오스탈 지분 취득 당시 밝혔던 전략 방향은 현재도 그대로다"라며 "향후 전략적 협력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은 2024년 12월 미국 필리조선소의 인수를 마친 뒤 생산역량을 강화하면서 미군 함정 사업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필리조선소에 총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건조능력을 기존 1~1.5척에서 20척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17일 미국 미사일방어청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을 수주하면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