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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스마트폰 없는 학교' '아동 소셜미디어 가입 제한', 안착하려면 학생·자녀를 주체로 세워라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7-24 1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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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스마트폰 없는 학교' '아동 소셜미디어 가입 제한', 안착하려면 학생·자녀를 주체로 세워라
▲ 스마트폰 없는 학교 시행과 아동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시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학생·아동이 주체가 되고,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갤럭시S26 스마트폰 시리즈.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출근이나 외출 때 입는 바지 가운데 허리 띠를 맬 수 없는 '고무줄 바지'가 2개 있다. 고무줄 바지를 입고 출근·외출하는 날에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가 없다. 휴대전화 무게 때문에 바지가 흘러내린다.

고무줄 바지를 입고 외출하는 날에는 휴대전화를 무음 상태로 만들어 백팩 안에 넣어둔 뒤 가끔 생각날 때 꺼내 본다. 손에 들고 다닐 수도 있지만, 혹시 떨어트리거나 어딘가에 놓고 갈까봐 그러지 못한다.

처음에는 불편했다. 급한 소식을 놓치거나 업무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도 됐다. 지나보니 그럴 일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30분~1시간 정도 늦게 보는 것이다.

익숙해지니 휴대전화를 '멀리' 두는 데 따르는 장점이 많다.

우선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사람이 보인다. 며칠 전 출근 길에 지하철 환승을 기다리는데, 승차장 구석진 곳에서 벽을 짚고 쪼그려앉아 있는 사람이 보였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다닐 때는,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거나 탔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휴대전화를 꺼내들었고, 이런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다가가 '도와드릴까요?'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젊은 여성이라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오지랖 같다는 생각에 다가가지 못했다.

사무실에 도착해 일을 하면서도 그 모습이 자꾸 생각나고, 괜찮냐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지나친 게 후회됐다. 고무줄 바지를 입어 휴대전화를 배낭에 넣어둔 덕에 경험한 새로운 풍경이었다.

이후 고무줄 바지를 자주 입는다.

그런 날에는 점심 식사를 하거나 차 한잔 하는 등 백팩을 사무실에 두고 나갈 때는 휴대전화를 두고 나간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 모양을 살피고, 비가 오면 건물 처마 밑에 서서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을 구경할 여유가 생긴다.

아파트 단지 담벼락 안 정원수나 길 가에 가로수로 심은 감나무·대추나무·은행나무의 열매가 굵어가는 모습을 보며, 곧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겠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렇잖아도 덥고 습한 날씨에 짜증 나 죽겠는데 뭔 한가한 소리냐고?

'스마트폰 없는 학교' 시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 마련된 법적 근거에 따라 학교들이 속속 시범 시행에 나서고 있다.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도 교육감들이 앞장서 시행을 재촉하는 모습도 보인다. 언론을 통해 성공 사례도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맞냐, 그르냐 하는 논란 단계를 넘어 시행 단계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더불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가시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없는 학교 시행과 시기적으로 발이 맞춰지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과몰입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14살 미만은 서비스 가입 제한, 14~19살 청소년은 중독성을 유발하는 추천 알고리즘 등 과몰입 유도 기능을 제한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의 이용자 연령 인증 등의 의무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섣부른 접근보다는 사회적 공론화와 청소년 참여를 거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진즉에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본다.

왜 그래야 하냐고?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과몰입은 단순한 사용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주목(attention)이 플랫폼의 경제적 자원으로 산업화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디지털 플랫폼은 추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 반복적 알림 등을 통해 청소년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포획하면서 장기적 집중력과 성찰 능력,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과몰입이 계속 된다면 그들 자신의 미래도 없지만 공동체의 미래도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추천 알고리즘 제한이나 연령별 보호장치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의 인지적 자율성과 미래의 선택 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은 가입 제한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플랫폼 기업이 과도한 주목 포획을 유도하는 서비스 설계를 개선하고, 이용자에게 자신의 주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함께 실행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주목을 강제하고, 모든 데이터를 감시하면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체성으로 플랫폼의 이윤 창출 구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사회는 어떤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아동·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라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되도록 나둬도 될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프랑스에선 이미 15살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프랑스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는 외침이 거리를 덮었던 나라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역시 아동 소셜미디어 규제를 강화하는 규정을 마련 중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16살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 중이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도입했다. 영국·덴마크·뉴질랜드 등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 중이다.

미국에선 한 발 더 나아가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해 빅테크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첫 평결까지 나왔다. 미국의 20대 여성이 메타·구글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기한 청소년기 정신 건강 피해 소송에서, 1심 배심원단이 600만 달러(90억 원)를 원고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스마트폰 없는 학교' '아동 소셜미디어 가입 제한', 안착하려면 학생·자녀를 주체로 세워라
▲ 미국에선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과 관련해 빅테크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첫 평결이 나왔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합쳐 6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사진은 메타 로고. <연합뉴스>
이 여성은 6살 때부터 유튜브를, 9살 때부터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 중독과 우울증, 신체 장애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셜미디어 회사가 무한 스크롤과 같이 중독을 유도하는 설계를 도입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배심원단은 '두 회사의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중독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 배상액 300만 달러에 더해 같은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결정했다.

현재 미국에선 이와 유사한 소송이 수천 건 진행 중이다.

김영욱 교수는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한 미국 캘리포니아 1심 법원 배심원단 첫 평결 결과에 대해 "단순한 손해배상 사건을 넘어, 디지털 미디어 자본주의의 핵심 작동 원리를 처음으로 법적 책임의 언어로 드러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사건은 ‘주목(attention)’이 어떻게 경제적 자원으로 전환되고, 그것이 인간의 정신과 정체성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오늘날의 디지털 플랫폼은 이용자의 시간을 수집하는 것을 넘어, 주목 자체를 추출하고 가공해 이윤으로 전환하는 체계로 작동한다.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추천 알고리즘과 같은 설계는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의 인지적 멈춤을 제거하고, 지속적인 몰입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더 이상 자율적 선택의 주체라기보다, 주목을 생산하는 노동자로 기능하게 된다. 즉, 이용자의 감정과 시간, 집중은 플랫폼의 가치 창출을 위한 원료로 조직된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구조가 단지 일반적 이용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실질적 피해를 야기한 설계적 책임(design liability)으로 인정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플랫폼 기업이 단순한 중립적 매개자가 아니라, 이용자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강화하는 행위자임을 법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다시 말해, 주목 경제의 설계가 ‘중독’을 의도적으로 생산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처음으로 제도적 판단을 통해 가시화된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은 디지털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또 다른 축인 감시와 정체성 구성의 문제를 드러낸다. 플랫폼은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욕망과 취향을 스스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해 강화된 반응 패턴 속에서 정체성을 구성하게 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이러한 반복적 노출은 자기 인식과 신체 이미지, 사회적 비교에 깊이 개입하며,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주목의 경제는 감시를 통해 작동하고, 그 감시는 다시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 침투한다."

우리 아이들을 이런 상태에 둬도 되는지 반성하고, 행동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스마트폰 없는 학교와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모두 애초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모습으로 제대로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한다.

소셜미디어 업체들도 감히 거부할 수 없는 관점이고 논리다.

나이 인증 제도 도입으로 비용은 늘고, 이용자 감소로 매출은 주는 등 마뜩찮겠지만 동참할 수밖에 없다. 자녀의 미래가 달렸고, 거부하면 미국에서의 첫 평결이 보여주듯 천문학적 과징금을 무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없는 학교와 아동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이 성공적으로 안착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갓난 아기 때부터 길들여진 습관이고, 현실적으로 가장 달콤한 도피처일 수 있어서다.

요즘 식당·카페에 가면, 엄마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한켠에서 유아와 아기들이 각각 유아용 의자나 유모차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초고속인터넷 대중화 흐름을 타고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을 때다.

여름방학을 맞아 경북 문경의 한 초등학교에서 '청소년 게임 중독 캠프'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현장 취재를 갔다.

무엇보다 게임 중독 상태의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캠프 운영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구석에 드링크형 소화제 박스가 천장까지 쌓여있는 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하루 세끼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하고, 중간에 간식도 제공한다. 다들 돌도 씹어삼킬 나이다 보니 잘 먹긴 하는데, 소화를 잘 못시키는 애들이 많다. 소화제를 달라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많이 준비해둔다."

캠프 운영진 설명이었다.

한 운영자는 "의료진 설명으로는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집에서는 제 때 식사를 못하다 여기 와서는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먹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캠프를 마치고 돌아갈 때는 다 괜찮아진다고 했다.

저녁 식사 뒤 '72시간 연속 게임' 기록을 가진 중학교 2학년 학생 등 '심한 중독자' 4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여기서는 게임을 하지 못할텐데 혹시 금단 현상 같은 거 없느냐'고 물었다.

한결같이 "없다"고 했다.

운영자에게 '혹시 게임방 가겠다고 밤에 몰래 담을 넘는 학생들은 없냐'고 우스개 소리로 물어보니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게임 '중독자'들을 모아놨는데, 금단 현상을 보이는 사례가 하나도 없다고?

"여기 와서는 게임 하고 싶은 생각이 안나요. 오늘 낮에도 비 쫄딱 맞으며 형들과 축구를 했는데, 축구한 뒤 비 맞으며 먹는 수박 맛이 끝내줘요."

72시간 게임 기록을 가진 중학생의 말이다. 운영자는 "밤 10시 소등하자 마자 다들 골아떨어진다"고 했다.

기록을 가진 중학생은 '게임 중독 예방책'도 내놨다.

더 재밌는 걸 하게 해주거나, 아니면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지 말고 더 하라고 하면 된단다.

식사 때 깨작거리면 '얼른 밥 먹고 게임 해야지'라고 하고, 아침에 학교 갈 때 '끝나면 바로 와서 게임 해'라는 식으로 하면, 일주일도 안가 식상해하게 된단다.

다만, 한 가지 꼭 병행해야 할 게 있다.

한시간 정도 간격으로 간식 먹고 하라고 말하며, 머리나 어깨를 쓰다듬는 등 장난을 치라고 했다.

이를 통해 게임에 장시간 깊이 몰입되는 것을 막으면, 더 빨리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했다.

동석한 고등학생 형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72시간 연속 게임 기록이면,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게임을 했냐'고 물으니, "우리 부모님은 식당을 하는데,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공부하는 줄 알고 신경도 안쓴다. 밥 안 먹고 잠 안 자는 것도 모른다"고 했다.

생업이 바빠 자녀를 사실상 방치한 꼴이다.

당시 캠프 참여 학생들은 전국 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다.

학생들 말을 들어보면, 각 반별로 게임을 오래 하는 학생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추렸고, 이어 '학교 대표'를 뽑았단다.

이들을 '게임 중독'으로 진단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의대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캠프 현장 모습을 전한 뒤 '어떤 근거로 중독으로 진단했냐'고 물었다.

"보내준 자료에 담긴 하루 평균 게임 시간, 게임을 하느라 잠을 안 자거나 밥을 안 먹는 등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근거로 삼았다"며 "현장 모습으로는 모두 중독 상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 취재 결론은 청소년 인터넷 게임 중독의 실체는 '게임 밖에 할 게 없었다'였다. '게임을 오래 했을 뿐, 중독은 없었다'였다.

학교 생활이 재미있으면, 아이들이 잠을 제 시간에 자고, 밥을 제 때 먹는지를 부모가 살폈다면, 청소년이 게임에 빠지는 시간이 줄고, 당연히 게임 중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결국 게임 중독은 게임이나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라, 밖에 나가 뛰어놀거나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며 학생들을 교실에만 가둬놔 학교 생활이 재미없고, 부모 등 보호자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황 탓에 발생하는 것이었다.

게임 좀 오래 한다고 중독으로 분류해 치유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처방이 아니었다. 72시간 게임 기록을 가진 중학생의 말이 '진실'이고, 제대로 된 해결책이다. 

다른 사례도 있다.

'스마트폰 없는 학교' 성공 사례를 전하는 한겨레 보도를 보면, 전남 광주 새별초등학교 학생들은 아침에 등교하면 전원을 끈 스마트폰을 교실 보관함에 넣는다.

일과 중에는 보관함을 잠가두고, 종례가 끝난 뒤 스마트폰을 돌려받는다. 쉬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하는 대신 줄넘기나 묵찌빠, 눈치게임 같은 놀이를 한다.

이 학교는 '스마트폰 프리 스쿨' 시행에 앞서 학생들을 상대로 스마트폰 없는 학교가 정말 필요한지부터 논의하는 ‘성찰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스마트폰과 관련한 경험을 나누도록 했다.

“엄마가 내 얘기를 안 듣고 스마트폰만 해 서운했다.”, “친구들이 다 스마트폰을 하니까 나도 하게 된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교사들은 스마트폰이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인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여럿이 함께 할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줄이기 쉽다는 연구를 소개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에서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대신 친구들과 놀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학생들은 이후 글쓰기와 포스터 제작으로 캠페인을 이어갔고, 전교 학생회의에서 스마트폰 분리 보관 안건이 통과됐다.

성찰 수업을 통해 스마트폰 관련 문제점과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방법을 찾고 합의한 게 성공 비결이었던 셈이다.

학생들이 스마트폰 없이도 학교 생활을 보람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과제이다.

교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요즘 학교에선 체험행사가 사라졌고, 수학여행과 소풍도 거의 없어졌다. 체육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사고는 물론 운동하다 부딪혀 조금 긁히기만 해도 부모들이 '난리'를 치고, 학교와 교사에게 법적 책임부터 묻는 분위기가 이렇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등장 전에는 운동장에 축구볼 몇 개만 던져놔도 전교생이 뛰어다녔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단다.

새별초등학교의 스마트폰 프리 스쿨을 처음 제안한 구제원 교사(생활인성부장)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폰 프리 스쿨 정책 시행의 핵심은 학생을 주체로 세우는 것"이라며 "청소년을 변화시킬 열쇠는 또래 문화에 있고, 위에서 지시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어른들의 변화 없이는 정책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했다.

새별초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상자에 휴대전화를 넣어두고, 보드게임이나 산책을 하는 ‘스마트폰 금욕상자’ 캠페인도 운영했다.

구 교사는 “학교 안의 규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자는 사회 캠페인이 함께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들머리를 한가한 소리로 시작한 이유다.

스마트폰 없는 학교와 아동 소셜미디어 이용 규제 등이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효과가 나게 하려면, 부모 등 어른들부터 스마트폰·소셜미디어와 거리를 두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새별초 구제원 선생님의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자는 사회 캠페인이 함께 가야 한다'는 외침이 귀에 박힌다.

몸소 해보면 장점도 많다.

요즘 지하철을 타면 책 읽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쨌건, 늘 신문을 갖고 다니며 보는 기자 입장에서는 반갑기 그지 없다. 그동안은 남들은 다 스마트폰을 응시하고 있는데, 나 홀로 신문을 펴드는 게 좀 거시기했다.

한 가지 더, 더디더라도 학생들 내지 자녀들을 주체로 세우고, 왜 필요한 지를 스스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게 맡겨보자.

이 과정이 몇 달, 1년, 2년, 아니 수년이 걸려도 괜찮다. 논의가 이어진다는 것은 이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교육청 차원의 실적이 아니라 학생·자녀 눈높이에서 효과를 고려하자.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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