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나란히 '경제사절단'에, 천주혁 김성운 '끈끈한 관계' 브라질서 이어가나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7-24 12: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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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이사(왼쪽)와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이사가 28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비즈니스포스트]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이사와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이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경제사절단에 나란히 참여하면서 두 회사의 유통 협력이 브라질로 확대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이미 현지 수입업체를 통해 주요 브랜드를 브라질 유통사에 입점시켰고 실리콘투도 연내 브라질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이 각각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화장품 업계 상황을 종합하면 천주혁 대표와 김성운 대표는 28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함께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부와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인협회와 브라질 무역투자진흥기관 아펙스브라질이 주관한다. 제조·기반시설, 첨단산업, 소비재·유통 등 분야에서 두 나라 기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공개된 이 대통령 경제사절단 명단을 기준으로 천 대표와 김 대표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 브라질 방문이 처음이다.
두 기업은 K뷰티 브랜드 전문기업(구다이글로벌)과 K뷰티 브랜드 전문 유통기업(실리콘투)이라는 관계로 오랜 기간 거래관계를 이어왔다.
구다이글로벌은 2025년 기준으로 실리콘투 연결매출의 약 25%를 차지한 최대 고객사다. 구다이글로벌의 해외 판매 확대 과정에서 실리콘투의 유통망이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는 의미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현재 구다이글로벌은 이미 실리콘투와 함께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브라질 시장에서도 향후 협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다이글로벌은 브라질에서 실리콘투와 별개로 현지 유통업체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1004 등이 브라질 세포라에 입점한 상태다.
두 기업의 브라질 협업이 이뤄지더라도 기존 현지 유통경로를 대체하기보다 판매지역이나 거래처를 넓히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세포라처럼 구다이글로벌이 이미 진입한 대형 유통망은 기존 협력사를 활용하고, 실리콘투는 별도의 유통기업과 중소 판매처를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투는 아직 브라질에서 법인이나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올해 5월에는 멕시코 법인의 운영 준비를 마치고 6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안에 브라질 법인 설립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브라질에 법인과 창고를 확보한 뒤 정식 통관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브라질 시장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제품을 안정적으로 수입하는 업체가 부족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이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실리콘투가 올해 안에 브라질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실리콘투 광주 물류센터 전경. <실리콘투>
실리콘투가 브라질 법인과 창고를 확보하면 구다이글로벌로서도 새로운 공급경로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투는 여러 브랜드 제품을 직접 매입해 재고 부담을 지고 국가별 물류거점에서 다양한 규모의 주문에 대응한다. 구다이글로벌이 브랜드별로 현지 수요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만큼 구다이글로벌 입장에서는 브라질에서 독자 창고와 공급조직을 갖추는 것보다 실리콘투와 협력하는 것이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 화장품의 브라질 수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25년 브라질 화장품 수출액은 약 5500만 달러로 2022년보다 6배가량 증가했지만 한국 전체 화장품 수출액의 약 0.5%에 그친다. 개별 브랜드 기업이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려면 먼저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확보해야 하는 시장인 셈이다.
다만 두 기업이 브라질 시장에서 협력할 가능성을 신중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자체 유통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1월 미국 K뷰티 유통기업 한성USA를 인수하고 4월 일본 현지법인 구다이글로벌재팬을 출범했다. 자회사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을 통해 기업 사이 거래 플랫폼 ‘우마’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실리콘투를 전면적으로 대체하기보다 특정 국가와 대형 오프라인 판매처를 직접 관리하는 전략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한성USA는 코스트코와 타겟, 울타뷰티 등 미국 대형 유통기업과의 거래에 강점이 있다. 반면 실리콘투는 아이허브와 티제이맥스, 울타 등을 비롯한 약 2천 개 유통기업 및 공급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한성USA와 실리콘투는 핵심 거래처의 중복도가 낮아 구다이글로벌의 한성USA 인수가 두 회사의 전면적 유통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실리콘투는 권역별 대규모 물류 거점을 기반으로 현지 유통기업 및 공급업체와 거래하는 유일한 K뷰티 전문 유통사”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도 이와 비슷한 다중 유통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구다이글로벌이 세포라 등 주요 유통기업과 브랜드 전략을 관리하면서 기존 현지 수입업체와 실리콘투의 공급망을 거래처별로 병행하는 방식이다.
관건은 실리콘투가 브라질 법인과 창고 설립을 예정대로 마치고 구다이글로벌 브랜드의 구체적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대표의 경제사절단 동행만으로 브라질 협업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구다이글로벌이 브라질 현지에서 공급경로를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실리콘투와 협업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실리콘투 역시 최대 고객군의 브랜드를 확보해야 브라질 법인의 초기 물량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다. 두 기업이 각자 브라질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맞물릴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현재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상태”라며 “향후 실리콘투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