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만 강조한 'ESG 경영'에 오뚜기 부응, 탄소 배출·에너지 사용량 '라면 3사' 중 돋보이네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6-07-06 15: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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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오뚜기가 라면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해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은 수년 전부터 ESG 경영을 강조해왔는데 실제로 오뚜기는 탄소배출 및 에너지 효율 지표 등 각종 영역에서 라면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와 비교해 우수한 환경 경쟁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오뚜기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황 사장은 생산 효율 개선과 친환경 설비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앞선 환경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오뚜기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공개한 오뚜기와 오뚜기라면, 조흥, 오뚜기제유, 상미식품, 오뚜기에스에프, 오뚜기냉동식품, 풍림피앤피 등 주요 생산법인 8곳의 환경지표와 재무자료를 합산해 분석한 결과 2025년 매출 1백만 원당 스코프1·2 온실가스 배출량은 0.0402tCO₂-eq로 집계됐다.
스코프1은 공장 등에서 연료를 사용하며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스코프2는 전기와 스팀 사용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한다.
tCO₂-eq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등 여러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이산화탄소환산톤’ 단위다.
오뚜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라면업계 경쟁사로 꼽히는 삼양식품의 0.0420tCO₂-eq, 농심의 0.0576tCO₂-eq보다 모두 낮은 수준이다.
오뚜기가 기록한 매출 1백만 원당 에너지 사용량도 0.000833TJ로 삼양식품(0.000950TJ), 농심(0.001072TJ)보다 적었다. TJ(테라줄)는 LNG와 전기, 경유, 휘발유, 스팀 등 서로 다른 에너지 사용량을 하나의 기준으로 합산한 단위다.
오뚜기가 주목받는 지점은 시장에서 탄소 관련 지표들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지표들을 지속 개선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생산법인 기준 매출 대비 스코프1·2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4년 0.0428tCO₂-eq에서 2025년 0.0402tCO₂-eq로 약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에너지 사용량도 0.000872TJ에서 0.000833TJ로 약 4.5% 줄었다.
이는 여러 해 동안 지속하고 있는 친환경 설비 투자와 생산 효율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2017년 오뚜기라면 복리후생동 태양광 발전 설비를 시작으로 생산시설의 친환경 전환을 추진해왔다.
오뚜기 관계자는 “생산공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설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충북 음성 대풍공장 저압 보일러 6기를 기존 LNG 직접 연소 방식에서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열병합발전소 스팀 공급) 방식으로 전환해 연간 연료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 경쟁력 확보는 황 사장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읽힌다.
황 사장은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ESG 경영을 주요 경영 과제로 제시했다. 당시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ESG 경영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뚜기는 그동안 해외사업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5년 해외 매출 비중은 약 11% 수준으로 삼양식품(약 80%), 농심(약 40%)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황 사장은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해외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했고 해외 매출 비중도 기존 10.9%에서 11.5%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일본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영토 확장에도 나섰다. 일본에서는 라면뿐 아니라 K소스와 참기름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제품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과 에너지 효율도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과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공급망 ESG 관리 강화로 협력사의 온실가스 배출 관리와 친환경 생산체계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오뚜기는 매출 1백만 원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경쟁사와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오뚜기 울산 삼남공장 전경. <오뚜기>
식품업계도 ESG 경쟁력을 단순한 기업 이미지가 아니라 수출 경쟁력과 거래처 확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오뚜기가 경쟁사보다 낮은 탄소배출과 에너지 사용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강화되는 글로벌 ESG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사업 비중을 확대하려는 황 사장에게는 생산 효율과 친환경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전략이 해외 유통망 확대와 브랜드 신뢰도 제고를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앞으로 국내 탄소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뚜기의 친환경 경영 노력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내 배출권거래제(K-ETS)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부터 기업이 무상으로 받는 배출권 비율이 줄고 유상 구매 비율이 기존 10%에서 15%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상향되면 기업이 직접 구매해야 하는 배출권 비중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연간 배출권이 100만 톤 필요한 기업이라면 기존에는 90만 톤을 무상으로 받고 10만 톤만 시장에서 구매하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15만 톤을 직접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뚜기는 이를 반영해 2050년까지 누적 배출권 구매 비용이 약 150억~2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생산공장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안양공장 부지 내 노후 생산시설을 스마트팩토리로 신축할 예정으로 생산공정의 디지털화와 운영 효율 향상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