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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중소형 증권사 섹터 특화 IB에 중소기업 육성 길 있다"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6-07-02 1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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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코스닥시장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금융당국은 승강제 도입과 상장폐지 기준 강화 등을 통해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 안에 속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융 지원, 이른바 생산적 금융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터뷰]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중소형 증권사 섹터 특화 IB에 중소기업 육성 길 있다"
▲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중소형 증권사가 특정 산업에 전문성을 갖춘 투자은행(IB)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코스닥시장이 출범 30주년 기념식이 열린 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을 만났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중소형 투자은행(IB)의 사업모델과 경쟁전략’ 조사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는 미국 중소형 IB들이 대형 IB와 다른 방식으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고 독자적 시장을 형성해 온 과정과 국내 증권업에 주는 시사점이 담겼다.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가 똑같은 비즈니스를 하면 대형사가 더 유리하다. 중소형사는 대형사와 같은 수익구조를 따라가기보다 자기만의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말하며 중소형 증권사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업이 그동안 초대형 증권사와 자기자본 경쟁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산업 전문성과 투자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섹터 특화 IB’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자본시장보다 은행 대출과 정책금융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혁신기업과 벤처기업은 성장 단계에 따라 투자 유치, 상장 전후 자금조달, 인수합병(M&A), 사업재편 등 복합적 금융이 중요한데 섹터 특화 IB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에는 대형 글로벌 IB 외에도 미들마켓 IB, 부티크 IB, 엘리트 부티크 IB 등이 각각 독자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대형 딜을 무리하게 쫓기보다 중견·중소기업, 특정 산업, 맞춤형 자문 시장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국 중소형 IB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조달과 M&A, 성장전략 자문을 맡는 전문 IB 모델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중소형 IB의 경쟁력은 자기자본이 아니라 산업 전문성과 투자자 네트워크, 자문 역량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중소형 증권사 섹터 특화 IB에 중소기업 육성 길 있다"
▲ 이 연구위원은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본력보다 전문성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거리. <연합뉴스>

국내 중소형 증권사도 자본력 싸움에서는 대형 증권사를 따라가기 어려운 만큼 대형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는 영역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은 현재 기업 규모는 작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증권사가 초기 단계부터 관계를 맺으면 기업의 성장 과정 전반에서 장기 금융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바이오, 방산, 인공지능(AI) 등 정보 비대칭이 큰 산업일수록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전문 IB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중에서도 바이오 분야를 섹터 특화 IB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 산업으로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바이오기업은 상장 이후에도 계속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기술성과 사업성을 외부에서 판단하기 어려워 기업과 일반 투자자 사이 정보 비대칭이 큰 산업”이라며 “산업 전문성을 갖춘 증권사가 이런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A 및 자문도 중소형 증권사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고 바라봤다. 

국내에서 해당 시장은 회계법인과 사모펀드가 잡고 있지만 기업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밸류업, 사모펀드 투자금 회수, 중소기업 구조조정 등이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도 M&A 및 자문이 처음부터 큰 수익사업은 아니었지만 적대적 M&A 방어, 전략 자문 등 기업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문 사업은 증권사의 역량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초기에는 수수료가 크지 않더라도 계속 네트워크를 쌓고 신뢰가 형성되면 나중에는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아도 고객이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지만, 성공 사례가 나오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어느 한 증권사가 특정 섹터에서 평판을 만들고 대형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입증하면 다른 증권사들도 따라갈 것”이라며 “과거 메리츠증권의 성공 모델을 업계가 벤치마킹했던 것처럼 성공 사례가 나오면 시장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훈 선임연구위원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연구조정위원, 인사위원, 금융산업실장, 한국증권금융 신탁운용위원회 자문위원, 예금보험공사 금융투자업권 리스크 평가위원, 공무원연금공단 대체투자위원, 산업기술 자금 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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