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6-06-30 15: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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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에쓰오일이 2026년 하반기에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 강세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9조 원가량을 투입한 석유화학 설비 ‘샤힌 프로젝트’의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유 부문의 안정적 수익성 유지는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에쓰오일이 이란전쟁 종전에 따른 하반기 실적 악화 우려에도 정유사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 강세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동산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 하락세까지 점쳐지면서 에쓰오일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17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국제유가는 70달러대로 급락했다. 한때 100달러 선을 넘나들던 것과 비교하면 30%가량 낮아진 수치다.
에쓰오일로서는 전쟁 기간 높은 가격에 원재료를 매입한 데 따른 재고평가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싼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재고평사 손실과 역래깅 효과 모두 에스오일 실적 흐름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이후에도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면서 재고평가손실과 역래깅 효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휘발유·경유 등으로 가공해 판매할 때 남는 차익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정유설비의 신규 증설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쟁에 따른 설비 피격까지 겹쳐 공급 차질이 빚어진 점이 정제마진의 지속적 강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2026년 정유 수요는 하루 평균 109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는 하루 평균 79만 배럴 규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제설비 증설 규모는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2027년 순증설 규모는 하루 5만 배럴 수준에 머물고 2028년에는 별도 증설 계획도 없는 상태다.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설비까지 고려하면 실제 공급 확대 여력은 더 제한될 수 있다. 글로벌 정유설비 피해 규모는 세계 수요의 3%에 해당하는 하루 280만 배럴 수준으로 파악된다.
현재 정제마진은 아시아의 기준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1분기 평균 배럴당 9달러대였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전쟁이 한창이던 4월에 배럴당 39.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5월에는 배럴당 20달러 중반대로 내려왔다.
▲ 정유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정제마진이 10~1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바라봤다. 사진은 2026년 1월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앞줄 가운데)가 울산 온산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에쓰오일>
정유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정제마진이 10~1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동산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하락도 사우디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에쓰오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종전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 제한이 8년 만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 뒤 원유 수출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나 브렌트유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산 원유의 OSP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에쓰오일의 연간 영업이익이 4천억~5천억 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본업인 정유사업의 업황이 우호적으로 전개되면서 샤힌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재무 부담을 일부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차기 성장동력으로 화학 사업을 선택하고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2026년은 에쓰오일의 창립 50주년이자 샤힌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 뜻깊은 해”라며 “에쓰오일은 앞으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9조 원가량을 투입해 샤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2022년 130%대에 머물던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은 2026년 3월말 기준으로 201%까지 높아졌다.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중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본격 가동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석유화학 설비는 통상 가동률 최적화 과정에서 초기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곧바로 실적에 기여하지는 못한다. 또한 석유화학 업황 약세로 실적 증가폭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샤힌 프로젝트를 중심의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