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26일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더본외식산업개발원 2관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예산(충남)=비즈니스포스트] "지역개발에 좋은 일도 하면서 메뉴를 개발하거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더본코리아에게는 보이지 않는 수익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는 26일 충남 예산군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서 '지역개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지역개발 사업의 목적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백 대표가 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포부를 밝힌 것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 탓에 지난해 5월 방송활동을 중단한 지 1년여 만인 5일 유튜브 활동에 복귀한 뒤 처음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
백종원의 요리비책' 시리즈 새 영상을 올리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백 대표가 더본코리아를 통해 추진하는 지역개발 사업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백 대표는 "우리가 잘하면 되지, 굳이 이를 알리고 홍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우리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떠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간담회를 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역개발을 강조하고 싶다며 "지역개발은 전 세계적 숙제"라며 "저도 옛날부터 지역개발에 관심이 많았고 지역소멸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사실 논란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지역개발 사업에 관심을 기울인 인물로 유명하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예산시장이다.
예산시장은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전통시장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예산 상인과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상설시장으로 애용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면서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이 생기자 고객들은 또 이탈했고 결국 예산시장은 활기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예산군은 2000년대 이후 예산시장의 현대화 및 활성화를 위해 정비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과 현실적 문제 탓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백 대표다. 더본코리아는 2017년 예산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예산 국밥거리 조성 등 다양한 상권 활성화 사업을 함께 펼쳤다. 전국 최초의 민관 합동 외식창업교육기관인 '더본 외식산업개발원'을 만들어 창업자 모집 및 제반 교육, 점포 리모델링 등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이무렵이다.
백 대표는 활동 중단 이전부터 지역개발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이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에 더욱 의미를 뒀다.
그는 "솔직히 이전에는 ESG가 무엇인지 몰랐다"며 "우리(더본코리아)가 마중물이 돼 앞으로 지역개발의 좋은 사례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예산뿐 아니라 경북 문경, 전북 군산에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을 세워 각 지역을 중심으로 창업 기술과 요식업 등을 교육하고 있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 사업을 놓고 단순히 ESG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며 사업성을 무시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개발 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막대한 연구개발(R&D) 역량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백 대표는 "각 지역에 더본코리아 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국구 연구개발 네트워크가 생기는 것이다"며 "연구개발 인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메뉴 개발이나 식품 개발에 있어서는 절대적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용을 들여 메뉴를 개발하고 직원들을 통해 테스트를 하더라도 메뉴가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축제나 시장을 컨설팅하는 지역개발 사업을 활성화한다면 실제 방문 고객들의 귀중한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축적된다고 봤다.
백 대표는 "축제를 통해 수만 명이 특정 메뉴를 먹어보고, 그 다음 연도와 또 그 다음 연도에 그에 맞게 장비를 개발하고 동선을 구성하면서 매출 추이를 살핀다면 그 데이터가 곧 자산이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가 2023년 1월부터 지역개발 사업의 하나로 진행한 예산시장 되살리기 프로젝트 '
백종원 시장이 되다'는 이 노력이 구체화한 대표적 사례다.
| ▲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더본 외식산업개발원 예산 중앙센터 2교육관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백 대표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예산시장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 대표가 손을 대자마자 전국에서 예산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결국 예산시장 재단장 이후 1달 동안 예산시장을 찾은 사람만 10만 명이 넘었다.
백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서 전통시장의 형태와 감성은 유지하면서 젊은 세대를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지역개발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낮은 수익성이 지적받았다. 더본코리아는 2020년 회사 정관을 변경하며 지역개발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7년 동안 지역개발 사업에서 누적 51억 원의 손실을 봤다.
더본코리아는 지역 활성화가 이뤄지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사업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사업과 유통사업, 가맹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방안들과 관련한 구체적 청사진은 밝히지 않았다. 유통사업과 가맹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목표 매출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축적
다만 호텔사업과 관련해서는 더본코리아가 제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4성급 호텔 '호텔더본제주'와 같은 수준의 호텔보다는 비즈니스호텔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간담회에서 예산시장 한 가운데 있는 공터의 이름 '장터광장'과 관련해 더본코리아가 상표권을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기된 '장터광장 사유화 논란'을 놓고 억울하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장터광장'을 못 쓰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다른 사람이 '장터광장'을 상표권으로 등록해서 더본코리아가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1966년 9월4일 대전시에서 백승탁 전 충청남도 교육감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85년 서울고등학교를 나와 1989년 연세대학교 사회사업학과(현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부터는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를, 2012년부터는 학교법인 예덕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