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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박윤영 KT 사장 취임 3개월, '허니문'은 끝났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6-29 1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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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7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 KT 사장 취임 3개월, '허니문'은 끝났다
박윤영 KT 사장(오른쪽)이 오는 30일로 취임 3개월을 맞는다. 박 사장이 취임 뒤 통신망 보안과 네트워크 운영 상황 점검을 하고 있다. < KT >
[비즈니스포스트] 박윤영 KT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30일 취임했다. 내일(6월30일)로 취임 3개월을 맞는다.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 끝나는 것이다.

허니문(Honeymoon)이란 'Honey(꿀)'와 'Moon(달)'이 합쳐진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신혼여행을 뜻하며, 우리 말로는 '밀월'이라고도 한다.

기업에선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 업무를 파악하는 시간을 '허니문 기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3개월 내지 100일을 잡는다.

허니문 기간에는 일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미흡한 행보를 해도 "아직 업무 파악 중일 테니" 내지 "아직 낯설 테니"라며 넘어가준다. 비판과 비난보다 덕담과 응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간에는 언론도 까칠하게 굴지 않는다. 홍보실이 "아직 허니문 기간인데"라고 읍소하기도 한다.

CEO 취임 뒤 3개월 내지 100일이 되는 시점을 잡아 기자간담회 등을 열어 새 경영방침이나 신사업 추진 전략 등을 내놓는 것 역시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이후에는 실수나 미숙함이 용납되지 않는다. 바로 꼬투리로 잡는다. 언론들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왜?'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박 사장도 이제 그런 처지가 된 것이다.

KT는 우리나라 기간통신망을 구축·운용하는 통신사이고, 수만 명의 일터다. 아현 국사 통신구 화재 때 경험한 것처럼, KT가 운용하는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면 나라 경제가 돌아가지 않고, 행정서비스가 중단되며, 시민들의 생계 활동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

KT 사장이 무능한 모습을 보이면, 직원 수만 명의 일터가 허물어질 수 있다.

언론이 박 사장의 실수나 미숙함을 용납할 수 없는 이유다. 언론은 숙명적으로 공적 책임을 우선 수행한다. 비판꺼리부터 찾을 것이란 얘기다.

박 사장은 CEO(최고경영자) 최종 후보 내정자 시절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났다. 지난 1월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주총 승인 절차를 거쳐 취임하면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를 소상히 밝혔다.

"KT는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통신사다. 아무리 민영화됐다 해도 기간통신 사업자로서 반드시 감당해야 할 본분과 책무가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이를 저버리거나 게을리할 수 없다."

당시 그는 'KT의 본분과 책무'부터 꺼냈다.

"예를 들어 나라에서 로켓을 만드는 박사가 필요해 국민 세금으로 사람을 뽑아 유학을 보냈는데, 그가 박사 학위를 따고 돌아오더니 쉐프를 하는 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겠다며 식당을 차려 떠난다고 가정해 보자.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그래도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

그가 밝힌,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KT가 기간통신사업자 본분과 책무를 절대로 저버리면 안 되는 이유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달리 KT에게만 부여된 소명이고, KT의 존재 이유이자 경쟁사들이 가질 수 없는 자산이라고 했다. KT 임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보람을 느끼며,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라고도 했다.

"AI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통신 네트워크가 계속 진화해야 하고, 무엇보다 차세대 서비스 수요를 일으킬 수 있는 앞선 성능의 통신 네트워크가 늘 한 발 앞서 준비돼 있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KT가 할 수 있고, 꼭 해야 할 책무다."

그는 "KT가 통신사 본분과 책무를 저버리거나 소홀히 하는 순간 통신망 해킹과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같은 사태를 겪게 된다"고 했다. AI 시대에 이런 사태가 또 발생하면, 상상을 초월할 수준의 충격과 사회적 파장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이에 대비하는 자세를 숙명처럼 늘 깨닫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7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 KT 사장 취임 3개월, '허니문'은 끝났다
박윤영 사장이 취임 뒤 전임자 시절 특별 구조조정에 반발해 토탈TF 조직으로 밀려난 직원들을 만나 위로하며 원래 자리 복귀를 약속하고 있다. < KT >
진지해진 분위기도 풀 겸 우스갯 소리로 'KT CEO 최종 후보가 되면 국내 최고 명문 골프장에서 VIP로 꼽아 금박 골프 회원권을 보내온다고 하던데 받았냐'고 물었다. 그는 "회원권이 생겨도 골프 칠 시간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KT는 전국 방방곡곡에, 밖에서는 보이지 않고 주목받지도 못하는 현장이 많다. 그 현장을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노고 덕분에 KT 통신서비스가 유지되고, 이 나라가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 취임하면 AI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전국 현장을 두 발로 직접 돌아보고 싶다. 그곳 직원들을 우선적으로 격려하고 싶다."

그는 이를 "KT CEO에 도전한 가장 큰 이유이자, CEO가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다.

인사 원칙도 밝혔다.

"성과 평가 결과를 잣대로 공정하게 하겠다." 좋은 성과를 낸 인재들은 사정을 해서라도 붙잡고, 평가 결과와 평판이 좋지 않은 임원들은 내보내겠다고 했다. "나는 CEO 최종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빚진 사람이 없다. 낙하산으로 왔거나, 정치권에 기대 CEO가 된 사람들처럼 보은 인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임자 시절 추진돼 논란을 빚고 있는 '특별 구조조정'은 중단하고, 토탈TF로 보내진 직원들은 전원 원래 있던 자리로 복귀시키겠다고도 했다. 당시 KT 안에서 이는 '뜨거운 감자'로 꼽히던 사안이었다. 그런데 그 배경 설명이 더 흥미로웠다.

KT는 2024년 전국 지사·지점에서 통신선 보수, 고장 수리, 고객서비스 등을 담당하던 직원들을 인적분할 식으로 분리해 자회사로 보내는 형태의 특별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1700여명이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환 배치됐고, 2500여명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토탈TF라는 임시 조직으로 보내져 휴대전화 영업 등 '해보지 않은 일'에 투입되고 있었다.

"통신망을 장애 없이 잘 관리하려면, 네트워크와 장비 등의 호적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지나는 통신선과 곳곳에 설치된 장비들이 각각 어느 지역의 어느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는지, 국민 개개인의 호적을 관리하는 것만큼 낱낱이 꿰고 있어야 한다."

그는 2018년 서울 아현전화국 통신구 화재 때 상황을 예로 들었다. 불탄 통신구를 지나는 케이블 속 통신선이 어느 지역의 어떤 서비스용인지를 몰라 우왕좌왕했고, 급기야 희망퇴직 방식으로 내보낸 임직원들을 수소문해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또 특별 구조조정은 이런 사태를 또 부를 수 있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했다. 실제 1994년 서울 종로5가 통신구 화재에 따른 통신망 장애는 화재 진압 직후 바로 복구된 것과 달리, 아현동 통신구 화재로 발생한 통신망 서비스 장애는 완전 복구까지 6개월 넘게 걸렸다.

"KT 통신망에 유령(불법) 기지국(펨토셀)이 침투했다는 것도 통신선과 통신장비의 호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이는 선로와 네트워크 유지보수 담당 직원들이 가장 잘 안다. 전산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통신 네트워크의 특성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아파트 단지와 시골 동네의 단자함(L2 스위치) 같은 것까지 전부 호적 관리가 돼야 하는데, 전산만으로는 안 된다."
 
그는 "네트워크와 선로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내치면, 각 통신 선로와 장비의 호적 관리가 안되고, 장애 발생 시 즉각 대응이 안 된다"며 "두 차례 정도의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나면, 선로와 네트워크의 호적을 파악하고 있는 직원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인력 구조조정이다. 실적을 내야 하는 최고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달콤하지만 섣불리 선택하면 안 된다."

그는 "선로 관리를 담당하던 직원들에게 휴대전화 영업을 하라고 하면 보람을 갖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겠냐"라며 "본인이 해왔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별 구조조정에 동의해 이미 자회사로 전환된 직원들과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지겠지만, 풀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서비스 가입자 유치 마케팅의 대대적 개선도 예고했다. 가입자에 자급제 단말기를 쓰게 하고, 요금제를 '내 맘대로' 내지 '뷔페' 형태로 바꾸겠다고 했다.

"보조금을 써 경쟁업체 가입자를 몇 명 빼오면 뭐하냐. 저쪽에서 곧 다시 빼갈 것을. 결국 회사에게도, 가입자에게도 별 도움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전에 KT 임원으로 재직할 때 이런 요금제를 제안했더니 전산시스템 개발과 성능 부담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 요금제를 운영하는 결제 시스템을 앞에 것에 뒤 것을 보태고 얹는 식으로 키우고 운영해와 그런 요금제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별도 결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브랜드로 그동안 생각해온 요금제를 구체화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랬던 박 사장이 취임 3개월을 맞는다.

허니문 기간임에도 비즈니스포스트에는 KT의 불공정과 박 사장을 질타하는 제보가 이어졌다.

그 중에는 '언론에서 박윤영 사장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성토도 있었다. 경쟁사 CEO들이 시류에 올라타 AI 사업을 앞세우며 주가를 띄우는 것과 대비시켰다.

KT 설명을 들어보면, 박 사장은 취임 뒤 본질 경영에 나설 준비를 해왔다. 무엇보다 통신망 운용·관리와 서비스 현장을 찾아 묵묵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사장이 CEO 최종 후보 내정자 시절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났을 때 이를 "CEO에 도전한 이유이자, 취임 뒤 꼭 해야 할 일"로 꼽으며 "국내 최고 명문 골프장 회원권을 줘도 골프 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취임 초기에는 사장의 이런 행보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계하듯 언론에 계속 공개하는 게 맞나 싶어 자제해왔다"고 했다. 외부에선 보이지 않고 주목을 받지도 못하는 현장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언론 노출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임자가 벌여놓은 사안들에 대한 뒤처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CEO 최종 후보 내정자 시절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밝혔던 대로, 특별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2천명 가까운 토탈TF 인력을 원래 자리로 복귀시켰다. 이 과정에서 선로 유지보수와 고장 수리 등 자회사로 업무는 이관됐지만,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엉뚱하게 통신공사 협력업체들이 날벼락을 맞았던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이병무 KT넷코아 경영총괄 임원은 최근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본사와 TF를 꾸려 '대가도 없이 통신공사 협력업체를 동원했다'는 지적을 받은 사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6월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새 요금제도 곧 출시된다.

한결같이 그가 CEO 최종 후보 내정자 시절, 취임하면 꼭 하겠다고 밝혔던 것들이다. 그가 허니문 데이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는 앞으로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7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영</a> KT 사장 취임 3개월, '허니문'은 끝났다
박윤영 KT 사장이 취임 뒤 전북 본부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KT >
문제는 인사 관련 뒷말이다. 사장이 되는 과정에서 빚을 지지 않아 취임 뒤 보은성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 많다는 제보가 이어진다.

제보 내용과 KT 안팎에서 떠도는 얘기를 종합하면 황창규 전 회장 시절 실세, 삼성·수성고·대신고·국가정보원 출신, 참여정부 인사 및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인사가 대표로 있는 언론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일부 의원 등이 '공신' 반열을 자처해 자리를 꿰차거나, 박 사장에게 이력서를 전달하는 '보이지 않는 채널' 구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꽤 많은 인사가 이런 식으로 KT와 자회사의 고문·자문과 사외이사 자리를 꿰찼거나, 꿰찰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 내용에는 한 자리를 차지했거나 꿰찰 준비를 하고 있는 인사들의 실명과 배경, 이력서가 박 사장 손에 전달된 경로와 인연 등까지 상세하게 등장한다.

한 KT 전직 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인사 불공정 내지 특혜, 상식적으로 깜냥이 안 되는 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문제는 어느 순간 폭탄이 될 수 있다"며 "벌써부터 '박 사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차기 사장 선임 시 외곽에서 도와준 인사들을 옆에 두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 사장이 과거 KT CEO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KT 통신장비 납품업체 ㅈ사의 부회장으로 근무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박 사장이 해당 업체에 부회장 근무 시절 법인카드 사용 이력 등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박 사장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검증을 받지 않았다' 등의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인사 문제나 과거 이력 '폭탄'은 덮어두거나 돌리지 말고, 서둘러 해체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옮겨 터트려버리는 게 상책이다. 특히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 허니문 기간이 끝났으니 언론들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다.

이미 자리를 꿰찼거나 자리가 주어지기를 기다리는 분들도, 당장 생계가 어려울 정도의 형편이 아니라면, 서둘러 내려놓거나 마음을 비우길 권한다. 자칫 폭탄의 뇌관이 되거나 파편을 맞을 수도 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경험했듯, 요즘은 '감수성' 수식어가 붙는 순간 바로 사회 문제로 비화한다. 불공정과 특혜 등 본질이 바로 들춰진다.

당장 KT 노동조합, 특히 새노조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박 사장이 3년 뒤 CEO 연임에 도전하는 게 아니라 연임 요청을 받는 자리에 오르고, KT의 본질 경영이 성공을 거둬 대한민국 국민들의 통신 복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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