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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총회 사전회의서 재원증액·화석연료 퇴출 합의 무산, 개최국 튀르키예 책임 무거워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6-22 14: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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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총회 사전회의서 재원증액·화석연료 퇴출 합의 무산, 개최국 튀르키예 책임 무거워져
▲ 18일(현지시각) 독일 본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참여국 대표단들이 참석한 제6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부속기구회의(SB64)가 진행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비즈니스포스트] 독일 본에서 열렸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유엔 기후총회)의 사전회의가 기후대응 재원 증액과 화석연료 퇴출 같은 이슈와 관련한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종료됐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튀르키예에 개최국 권한을 살려 적극적으로 유엔 기후총회 개최 전까지 핵심 의제와 관련해 적극적 의견 조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유엔 기후총회 사전회의, 아무런 합의 없이 실패로 끝나

22일 외신 보도와 국제기구 동향을 종합하면 독일 본에서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64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부속기구회의(SB64)가 주요 의제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다.

부속기구회의는 매년 연말에 열리는 유엔 기후총회의 사전회의에 해당한다. 부속기구회의에서 합의된 사항들은 기후총회에서도 의제로 채택되어 논의된다.

영국 기후미디어 전문매체 카본브리프는 18일(현지시각) 논평을 통해 "이번에 본에서 진행된 협상은 핵심 요소들에 대한 진전 없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엔 기후총회 효력에 대한 의문을 더 키웠다"고 강조했다.

이번 SB64에 올라온 핵심 의제는 전지구적 적응목표(GGA)와 기후재원 마련을 위한 이행방안이었다.

GGA는 기후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기상이변, 사회적 변화 등에 대응 조치들을 이행하기 위한 목표를 말한다. 여기에는 방재 인프라 구축, 기후변화로 인한 감염병 확산에 대응한 의료 지원 확대, 극한 가뭄에 맞춘 농업용수 시스템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애초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큰 선진국들이 GGA 이행을 위한 재원을 지원하기로 합의돼 있었다.

2021년 11월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당시 선진국들은 GGA 이행을 위해 연간 400억 달러(약 62조 원) 규모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SB64에서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 상황을 고려해 이를 3배로 증액하는 방안이 의제로 올라왔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인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최빈개도국(LDC) 등이 재원 증액을 강하게 주장했고 이 요구가 지난해 11월에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이번 SB64에서 캐나다, 일본,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이 돌연 입장을 바꿔 기후대응 재원 증액을 반대한 탓에 구체적 이행 방안에 관해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테레사 앤더슨 액션에이드 인터내셔널 기후정의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카본브리프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벨렝에서 약속됐던 기후적응 재원 3배 증액에 대한 완곡한 인정조차 받기 어려웠다"며 "부유한 국가들은 자기들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조차 조용히 잊어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공식 의제로 채택되진 않았으나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논의도 부분적으로 진행됐다가 결국 합의까지는 가지 못했다.

카본브리프에 따르면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 COP30 의장 주재로 탈화석연료 로드맵에 관한 회의가 열렸으나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기후총회 사전회의서 재원증액·화석연료 퇴출 합의 무산, 개최국 튀르키예 책임 무거워져
▲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이 올해 2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 사전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환경단체, 튀르키예 향해 개최국 권한 사용해 이견 조율 촉구

국제 환경단체들은 이번 SB64를 두고 굉장히 실망스러운 회의였다고 입을 모았다.

페르난다 데 카르발로 세계자연기금(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정책 책임자는 공식 논평을 통해 "협상 자체는 여전히 글로벌 기후 프로세스의 핵심이나 이것이 이행을 기다리게 만드는 원인이 돼서는 안된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조치는 여전히 더디고 불균등한 데다 취약하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재스퍼 인벤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부프로그램 디렉터도 공식 성명을 통해 "개도국을 위한 기후재원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교착 상태가 본에서 다시 재현됐다"고 강조했다.

세계자연지금과 그린피스는 모두 올해 11월에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 개최국인 튀르키예가 나서 주도적으로 의견 조율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총회 개최국은 부속기구회의 외에도 별도 회의를 통해 국가간 입장 조율을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도 이같은 절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공식 배포한 SB64 폐막 연설문을 보면 사이먼 스티엘 사무총장은 "민감한 문제들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빠르게 장관급 회담을 소집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협상장에서 네가 먼저 양보하라는 식의 익숙한 경향이 팽배한 것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스티엘 사무총장은 "다른 쪽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며 "모든 협상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태도는 교착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22일 현재 기준 튀르키예는 아직 SB64 이후 협상 일정이나 특정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베단 라플린 영국 런던동물학회 선임정책 자문가는 카본브리프를 통해 "분절된 의사결정 방식이 각국에 매년 수조 달러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공동연락그룹 같은 기존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각국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접근 방식을 확대하는 것에 도움이 될 혁신적 접근법도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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