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40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한 인도 델리에서 노동자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그늘에 모여앉아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각국이 공통 합의를 통해 부유세를 신설한다면 기후변화 대응과 불평등 해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이날 세계불평등연구소(WIL)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기후변화, 정치 극단주의, 경제사회적 긴장 구도 등으로 점철된 다중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세계불평등연구소는 기후변화 대응과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한 막대한 부유세 부과와 함께 노동시간 대폭 단축, 육류 소비량 감축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들이 모두 시행된다면 2100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89%의 소득은 두 배로 불어나고 지구 기온상승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억제될 것으로 분석됐다.
토마스 피케티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은 가디언을 통해 "지금 전 세계에서는 거대한 문화적, 지적, 정치적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이 싸움에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 세계에 있는 '작은 트럼프'들이 보여주는 이념은 결코 실현될 수 없다"며 "결국 우리는 자원과 권력의 협력적 재분배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환경, 기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재앙적 결과가 초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불평등연구소는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희망적 관측이 아니라 전 세계 2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45명의 전문가들이 공통 분석을 진행해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경제 구조는 기형적일 정도로 초부유층에 재산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인구의 0.001%에 불과한 억만장자들은 전 세계 부의 약 6%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하위 50%가 가진 부의 비중은 단 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세계 각국이 합의하에 공통 부유세를 시행하면 억만장자의 부의 비중을 0.05%로 낮추는 대신 하위 50%의 비중을 2%에서 30%까지 높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렐리아 모렌 세계불평등연구소 코디네이터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보고서를 놓고 "어쩌면 너무 유토피아적 관측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이런 보고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