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임직원들에게 통 큰 보상을 하고 있다.
임직원 성과보상에 활용하겠다며 2500억 원어치가 넘는 하이브 개인 지분을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 ▲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이 개인 지분으로 임직원 성과보상에 나선 시기가 최근 그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경찰 조사와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
다만 일각에서는 방 의장의 행보를 놓고 의구심도 보내고 있다. 그를 둘러싼 사기적 자본거래 논란과 관련해 오너리스크가 확산하자 흔들리는 임직원들의 민심을 다잡기 위해 보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20일 하이브에 따르면 방 의장은 이날 하이브 지분 19만2126주를 회사에 무상 증여했다. 규모는 19일 종가를 기준으로 약 453억 원 수준이다.
증여 목적은 회사 및 계열회사 임직원 성과보상 재원 마련이라고 하이브는 밝혔다. 증여 뒤 방 의장의 보유 지분 수는 1224만7734주로 줄어든다. 전체 하이브 발행주식 총수의 약 28.4%다.
방 의장은 3월에도 같은 목적으로 하이브 지분 54만6120주를 회사에 무상 증여했다. 규모는 이사회 결의일인 2월12일 전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약 2092억 원 수준이다.
이렇게 두 차례 증여된 하이브 지분을 합치면 모두 73만8246주로 약 2545억 원 수준이다. 이는 하이브 발행주식 총수의 약 1.7% 규모다.
하이브는 방 의장에게 받은 주식 물량 일부를 임직원 보상에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는 3월 말 자기주식 10만1619주를 회사와 계열사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하이브는 해당 물량이 방 의장이 무상 증여한 주식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올해 1분기 주식보상 관련 비용 2550억 원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 1966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비용을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585억 원이었다.
다만 하이브가 직접 자기주식을 사들인 것이 아닌 방 의장의 개인 지분을 활용해 보상 재원을 확보했기 때문에 실제 현금 유출 부담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과 하이브의 이러한 임직원 친화 행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사업 경쟁력과 연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아티스트뿐 아니라 음악 및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사업 등 핵심 인력의 중요성이 높은 사업이다. 특히 하이브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 확장과 플랫폼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어 인재 확보와 유지가 사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된다.
| ▲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개인 지분 2545억 원을 하이브에 무상으로 내놨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
이러한 상황에서 임직원에 대한 주식 보상이 조직의 내부 결속과 동기 부여에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번 지분 무상 증여는 이전부터 논의되고 있던 사항"이라며 "임직원 성과보상 재원으로 사용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회사를 둘러싼 오너리스크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방 의장은 지난해부터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방 의장이 하이브 IPO(기업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설명한 뒤 자신의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에 주식을 매각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하이브는 이미 IPO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2025년 8월 미국에서 귀국한 방 의장을 출국금지한 뒤 9월부터 모두 다섯 차례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2025년 7월 경찰은 이 같은 혐의로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최근 경찰은 검찰에 방 의장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검찰은 해당 구속영장 신청을 모두 반려했다.
이처럼 방 의장과 회사를 둘러싼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흔들리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방편으로 주식 보상이 선택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대규모 지분 무상 증여가 하이브 상장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