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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그린란드 탐내는 또 다른 이유, '북극항로' 실현 가능성에 한국도 촉각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1-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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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그린란드 탐내는 또 다른 이유, '북극항로' 실현 가능성에 한국도 촉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두고 서방 동맹국들과 대립을 이어나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장된 희토류뿐 아니라 북극항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북극 지역의 그린란드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극은 현재 기후변화로 가장 빠르게 더워지고 있는 지역으로 해빙(海氷, 얼어붙은 바다)이 녹으면서 향후 십수 년 내로 항로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극항로가 실현된다면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항로가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돼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와 정책적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25일 전문기관의 북극 지역 현황 연구를 종합해보면 해빙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어 북극항로 실현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을 통해 발표된 '2025 북극 보고서'를 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북극 지역 지표면 기온은 19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다년성 해빙(2년 이상 얼어 있는 해빙) 면적은 2005년과 비교해 약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년성 해빙 가운데 4년 이상 고령 해빙 면적은 1980년대 대비 95% 이상 줄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시사철 얼어있는 다년성 해빙은 선박의 북극 해역 통과를 가장 크게 제한하는 요인인데 이것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북극항로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뜻이다.

북극항로는 크게 보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북동항로와 아시아와 미국 동부를 연결하는 북서항로로 나뉜다. 

한국 부산항을 기준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간다고 가정하고 북동항로를 사용하면 기존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해로보다 거리가 약 30%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 등에서 북극항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해수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기관으로 북극 실측 및 해양변화 예측 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은 47년간 위성 관측 기간 동안 세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이를 활용해 중국 국적 화물선이 북동항로 운항에 성공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탐내는 또 다른 이유, '북극항로' 실현 가능성에 한국도 촉각
▲ 한 선박이 그린란드 수도 누크 항구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이에 극지연구소는 기존에 국제기관에서 예측했던 것보다 북극항로 실현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22년 발간한 제6차 보고서를 통해 2050년 이전에 북극에서 '무빙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무빙해란 관측 지역내 해빙면적이 전체 면적 대비 15% 이하인 바다를 말한다.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 부장은 최근 열린 해수부 포럼에서 "기존에는 2030년경이 되어야 여름철에 일반선박이 약 3~4개월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었는데 이미 약 3개월 가량 운항하고 있다"며 "북극 얼음이 녹는 속도가 예측보다 빠르므로 실제로 2030년에는 예측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항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준의 온난화 속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40년에는 일반선이 북극항로를 항해할 수 있는 기간이 연간 6~7개월, 내빙선은 7~9개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 이후에는 기간이 더 길어져 일반선 운항 가능 기간은 6~8개월, 내빙선은 9개월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화석연료 채굴을 늘려 온난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북극항로와 관련 그린란드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극지연구소에서는 북극항로가 실제로 실현됐을 때 이를 이용하는 선박들을 위한 실측 기반 통합 예측기술 '세이프-시(SAFE-SEA)'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SAFE-SEA는 항로 실측, 항로 예측, 항행 적합성 평가 등 단계로 이뤄져 있으며 이를 각 선사, 항만, 화주, 정부부처 등에 항로 이용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상위 기관인 해수부에서도 북극항로 실현 가능성을 놓고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해수부는 기상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기후변화감시예측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인근 해역부터 극지 기후변화 현황 정보까지 제공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서은정 해수부 기후환경국제전략팀장은 "2027년까지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해양, 극지 기후변화 감시 정보를 통합해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부장은 "이같은 기술 개발은 운항 안전성 향상과 기후위기 대응력 강화를 통해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 북극 관련 신산업 진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과학기술 외교의 전략 자산화로 규범 기반 다자 외교에서의 위상 강화 및 북극항로 운영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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