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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 시장 공급망 부족에 '생산 지옥' 빠질 수도, 두산에너빌리티 더욱 각광 받는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1-12 14: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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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 시장 공급망 부족에 '생산 지옥' 빠질 수도, 두산에너빌리티 더욱 각광 받는다
▲ 엑스에너지 직원이 2025년 11월6일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에서 자체 핵연료인 트리소-X를 상업용 SMR에 이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엑스에너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원자력 발전 업계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앞세워 인공지능(AI) 확산에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하려 하지만 공급망이 따라주지 못하는 이른바 ‘생산 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원전 시장은 정부가 전폭 지원하고 대형 기술기업(빅테크)도 투자를 늘려 자금이 풍부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지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아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해외 설비 공급사가 각광받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첨단기술 전문 벤처캐피탈(VC)인 DCVC의 마일로 워너 총괄파트너는 11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원자력 관련 설비를 만드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일로 워너 총괄은 미국 원전 업계가 인적 자본을 확보하기 어려워 공급망이 따라주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번성하던 미국 원전 산업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사고를 계기로 신규 설비 건설에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이에 설비에서 일할 전문가나 일반 직원을 육성하지 못한 시간이 수십 년 누적돼 SMR을 비롯한 원전 건설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워너 총괄은 “미국에도 이 분야에서 일해 온 사람이 있지만 숙련된 제조 인력을 모든 공장에 투입할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원전 르네상스’ 기조를 설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도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원자력 발전소에 대거 투자했다. 

메타는 9일 오클로와 테라파워 및 비스트라 등 원자력 기업과 2035년까지 최대 6.6기가와트 용량의 전력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빅테크를 중심으로 원전 수요가 늘고 있으나 오클로와 뉴스케일파워 등 원전 개발 기업이 SMR을 중심으로 전력 생산에 이르기까지 난관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최초의 SMR이 가동하기 전까지 기술과 규제 등 다른 변수도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력과 공급망이 갖춰지지 않아 설계 기술과 자본만으로 원전 구축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원전 시장 공급망 부족에 '생산 지옥' 빠질 수도, 두산에너빌리티 더욱 각광 받는다
▲ 토미 조이스 미국 에너지부 차관보(오른쪽 두 번째)가 2025년 8월25일 두산에너빌리티의 경남 창원 본사를 방문해 정연인 부회장(맨 오른쪽)과 원자력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이에 미국 원전 개발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한국 업체와 협업해 생산 지옥을 극복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 원전 기업이 해외 수주 경험도 풍부하고 미국 현지 기업보다 원가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가 각각 2023년과 2024년에 가동한 보글 원전 3·4호기의 건설 비용은 킬로와트당 1만5천 달러(약 2200만 원)로 한국보다 5배나 높다. 

일례로 미국의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는 지난해 12월11일 SMR 주기기 제작을 준비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와 핵심소재 관련 예약계약을 체결했다.

엑스에너지는 자체 원자로 모델인 Xe-100을 미국 텍사스주와 4기 워싱턴주에 각각 4기와 1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Xe-100에 핵심 소재인 주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8월25일에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및 엑스에너지와 SMR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미국 비영리기관인 핵위협방지구상(NTI)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아마존 및 엑스에너지가 체결한 협약은 원전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훌륭한 사례”라고 바라봤다. 

여기에 정부 지원과 빅테크 참여로 투자금이 몰린다는 점은 미국 원전 업계가 주기기를 포함한 설비를 현지 생산이 아닌 해외에서 들일 여력을 뒷받침할 공산이 크다. 

워너 총괄 또한 “미국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아 해외에서 원전 설비를 수입해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부(DOE)에서도 미국의 원전 공급망이 취약해 외국 공급자를 활용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으며 '월드 뉴클리어 뉴스(World Nuclear News)'를 비롯한 전문매체들에서도 한국 업체와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이런 미국 현지 분위기를 종합해볼 때 미국 원전 업계가 생산 지옥을 극복하고 성장성이 큰 SMR을 늘리는 과정에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기업의 몸값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 산업 전문지 파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계약을 놓고 엑스에너지의 CEO 클레이 셀은 "설비 계약을 서두르지 않으면 향후 공급망 제약에 부딪힐 수 있다"며 "3, 4개 부지에 한 가지 기술을 선택하면 경쟁력 있는 비용 구조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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