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CATL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 화물선 지닝6006호가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경향대운하를 항해하고 있다. <지닝에너지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이 전기차 배터리로 확보한 경쟁력에 힘입어 전기로 운항하는 선박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사업까지 뛰어들었다.
CATL은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지역에서 내건 ‘해운 탈탄소화’ 기조에 따라 시장을 넓히고 있는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HD현대나 삼성SDI도 기회를 보고 있다.
11일 닛케이아시아와 클린테크니카 등 외신을 종합하면 배터리로 항해하는 전기추진선 시장이 개화 조짐을 이면서 CATL도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CATL은 2022년 배터리 구동 선박 분야를 담당하는 자회사 ‘CAES’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약 900척의 선박에 배터리를 납품했다.
CATL의 배터리가 일반 제품보다 전력 소모량을 30% 절감하고 항구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CATL이 지난해 8월부터 배터리로 구동하는 화물선인 ‘지닝 6006’호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 이 선박은 2천 톤의 화물을 싣고 완충시 230㎞까지 항해할 수 있다.
CATL은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4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한 부동의 1위 기업인데 전기추진선 시장에 기회를 보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CATL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으로 쌓은 노하우를 해운을 포함한 다른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전기추진선은 배터리 무게와 방수 및 충전 등 한계로 내륙 수로나 연안을 중심으로 운항했다는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CATL을 비롯한 기업이 적극 진출하면서 배터리 기술을 개선해 시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는 세계 전기추진선 시장이 지난해 48억 달러(약 6조9450억 원)에서 2032년 183억 달러(약 26조5천억 원)로 네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과 유럽 등 지역이 해운 탈탄소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 배터리 구동 선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클린테크니카는 짚었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배터리를 비롯한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 ▲ HD현대미포가 2025년 3월20일 룩셈부르크 씨엘디엔사에 인도한 하이브리드 추진 로로선 차우민호의 모습. 디젤엔진과 전기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 HD현대미포> |
유럽연합(EU) 또한 지난해부터 유럽에 입항하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퓨얼EU 마리타임’ 정책을 시행했다.
클린테크니카는 “EU는 퓨얼EU 마리타임과 같은 정책과 함께 배터리 구동 선박 운행을 병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 항공업과 같은 비중인 3%를 차지한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운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2023년 설정했다.
그 뒤 IMO 회원국은 미국 트럼프 정부 주도로 지난해 10월17일 세계 해운업의 탄소 배출 부담금 도입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해운사와 배터리 기업 등이 관련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각국이 지원책으로 뒷받침해 전기추진선 시장이 열릴 공산이 크다.
한국 업체도 전기배터리 추진선 사업을 노리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13일 전기추진 함정용 고압 추진 드라이브 제품 개발과 육상 실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HD현대미포도 지난해 3월20일 디젤엔진과 전기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 로로선(차량 운반선)을 룩셈부르크 씨엘디엔(CLdN)사에 인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 최대 조선업체인 HD현대그룹이 전기 선박에 적극적이다”고 평가했다.
삼성SDI 또한 지난해 4월21일 잠수함용 배터리를 개발해서 한화오션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건조할 잠수함에 탑재해 2028년께 해군에 인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배터리 1위’인 CATL이 전기추진선에 베팅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조선업체 중심의 HD현대나 삼성SDI 같은 배터리 기업도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바다라는 거친 환경과 높은 비용 등 배터리 추진 선박 시장에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며 중국 등 주요국 정부가 얼마나 지원에 나서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