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12-24 15: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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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 맞춤형 신차 투입으로 내년 점유율 반등을 노린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유럽 판매 순위 4위에 올라있지만, 최근 2개월 연속으로 BMW에 밀려 5위를 기록했다.
▲ 기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2의 콘셉트카. <기아>
정 회장은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차를 새롭게 선보임과 동시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한 셀토스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유럽에 첫 투입해 판매 확대에 나선다.
2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이 내년 유럽에서 판매량 반등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들어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주춤한 상황이다.
올해 9월까지 유럽(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에서 월간 판매량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10월과 11월 연속으로 5위를 기록했다. 두 달 모두 BMW에게 4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그룹과 BMW의 판매량 차이가 10월 444대, 11월 2천 대로 크지는 않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증가율이 경쟁사들보다 낮은 것을 보면 최근 유럽 시장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유럽에서 현대차그룹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월에는 1.4% 줄었고, 11월에는 0.2% 늘었다. 3위 르노그룹은 10월 10.6%, 11월에는 3.0% 증가했다. BMW 판매량도 10월에는 6.4%, 11월에는 1.7% 늘었다.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에서 3위 르노그룹이 6.8%, BMW가 5.4% 증가한 것과 비교해 현대차그룹은 2.6% 감소했다.
판매량 반등을 위해서는 내년 유럽 시장에 출시할 소형차 판매 성적이 중요해졌다.
그룹은 내년 유럽 시장에 현대차 소형 전기 해치백 아이오닉3와 기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2, 소형 SUV 셀토스를 내놓는다.
아이오닉3는 현대차의 첫 소형 전기차 모델이다. 튀르키예 공장에서 생산하는 유럽 전략형 모델로 해치백으로 출시된다.
▲ 현대자동차 소형 전기 해치백 아이오닉3의 콘셉트카. <현대차>
지난 9월 콘셉트카 공개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디자인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유럽에서 경쟁력 높은 해치백으로 내놓는다는 점을 봤을 때 아이오닉3가 유럽 판매량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와 달리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는 해치백 형태의 소형차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유럽 주요 자동차 시장 연간 판매 1위 차종을 보면 독일은 폭스바겐 골프, 프랑스는 르노 클리오, 이탈리아는 피아트 판다가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외형상 해치백으로 분류된다.
EV2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유럽 전략 차종이다.
기아는 이미 유럽에서 소형 전기 SUV EV3로 성과를 내고 있다. EV3의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65% 정도가 유럽에서 팔릴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럽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도 6위를 기록했다.
이미 기아의 소형 전기차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EV2에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기아는 셀토스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셀토스’도 내년 유럽에 처음 투입한다. 셀토스가 그동안 다른 나라들에서 좋은 판매량을 보였고, 유럽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인기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9일 열린 디 올 뉴 셀토스 출시 행사에서 유럽에서는 디 올 뉴 셀토스의 내연기관 모델보다 하이브리차 판매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 올 뉴 셀토스의 유럽 시장 연간 판매 목표로는 6만2천 대를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계획을 철회하면서 내년 유럽에서 어떤 차종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지가 중요해졌다”며 “유럽에서 전기차에 힘을 줬던 현대차그룹으로서는 EU 결정에 아쉬울 수 있겠지만,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차를 신차로 내놓는다는 점에서 내년 성적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