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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위 10% 부자의 온실가스 배출량 77%, '기후세 부과' 여론에 힘 실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12-11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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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위 10% 부자의 온실가스 배출량 77%, '기후세 부과' 여론에 힘 실려
▲ 지난해 촬영된 프랑스 인도양 방면 해외령 마요트의 빈민가 모습. 사이클론이 덮친 뒤로 피해를 복구하지 못해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으로 부의 편중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부유층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유층에 그들이 입힌 기후피해를 복구하는 비용을 세금으로 따로 청구해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비영리 연구단체 세계불평등연구소(WIL)은 10일(현지시각) 이런 내용을 담은 '2026 세계불평등 보고서(WIR 2026)'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가운데 재산 보유량 상위 0.001%(약 6만 명)의 부유층은 하위 50%가 가진 재산을 모두 더한 것보다 세 배 많은 부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약 6만 명에 불과한 사람들에 세계의 절반을 합한 것보다 세 배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불평등연구소는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연구단체로 세계 부의 편중 현상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리카르도 고메스-카레라 프랑스 파리 경제대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셉 유진 스티글리츠 미국 컬림비아대 경제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특히 연구진은 부의 극심한 편중 현상 때문에 상위 10% 부유층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부유층이 입힌 기후피해를 복구하고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별도 세금을 부과하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부유한 개인들은 소비와 생활에서가 아니라 금융 투자를 통해 기후위기를 더 악화시킨다"며 "정작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피해는 배출량이 적은 사람들, 저소득층에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별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면 부의 편중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1995년대부터 2025년까지 1천만 달러 이상 부를 보유한 부유층의 재산은 연평균 8%씩 증가해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위 50% 빈곤층의 재산 총계의 증가 속도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였다.
세계 상위 10% 부자의 온실가스 배출량 77%, '기후세 부과' 여론에 힘 실려
▲ 1995년부터 2025년까지 상위 0.001% 부유층이 보유한 부의 증가 속도를 나타낸 그래프. <세계불평등연구소>
이에 스티글리츠 교수는 보고서 서문에서 "기후대응을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있는 것처럼 부의 재분배를 위한 국제 패널을 설립해야 한다"며 "우리는 전 세계적 불평등을 추적하고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시민단체들도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것과 같은 세금 부과 방안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온 바 있다.

앞서 지난달 그린피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에 기후정의 실천을 위한 부유세 징수 실천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국제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프레드 은제후 그린피스 아프리카 글로벌 정치 책임자는 "초부유층에 대한 과세 여론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르려면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며 "억만장자들은 날이 갈수록 부유해지고 있는 반면 수십억 명이 넘는 사람들은 치솟는 생활비와 악화되는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G20 회의에 제출된 보고서에 포함된 분석에 따르면 2000~2024년 기간 동안 창출된 신규 부의 41%는 세계 1% 부유층이 독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각국은 부의 편중 현상을 해결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고 지난해 유엔총회를 통해 공정한 조세 체계 수립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기관 '유엔조세협력기본협약'을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 미국과 함께 유엔조세협력기본협약 설립을 반대해 스티글리츠 교수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세계불평등연구소 연구진은 세계 백만장자, 억만장자들 모두에 3%의 부유세만 부과해도 연간 7500억 달러(약 1098조 원)에 달하는 추가 세수가 확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환경계획이 낸 별도 분석에 따르면 이는 개발도상국들의 기후적응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세계불평등연구소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토마스 피케티 프랑스 경제학자는 가디언을 통해 "2025년 현재 부의 편중 현상은 긴급한 관심을 요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는 단순한 공정성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경제의 회복력, 민주주의의 안정,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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