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자동차·부품

'수소 경제성' 의문에 글로벌 대기업 줄이탈, 현대차 '외로운 반대 행보' 부담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12-11 12:25:1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수소 경제성' 의문에 글로벌 대기업 줄이탈, 현대차 '외로운 반대 행보' 부담
▲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4일 열린 세계 수소 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현대차그룹 전시장을 찾아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대형 에너지 기업이 수소 사업에서 잇달아 발을 빼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수소 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 산업을 향한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생산부터 모빌리티까지 모두 책임지고 주도하는 전략이 실제 성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취소된 수소 프로젝트는 약 60개에 이른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490만 톤으로 현재 세계 수소 설비 용량의 4배를 웃돈다.

BP는 2일과 4일 각각 영국 티사이드와 오만 두쿰에 수소 생산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또한 호주에 건설 예정이던 수소 설비도 포기했다. 앞서 엑손모빌도 11월21일 미국 텍사스주 베이타운에 지으려던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수소 설비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친환경 산업 기준을 낮추고 보조금을 삭감해 수소 업계에 어려움을 더했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에너지 조사업체 우드매킨지의 머레이 더글러스 수소 연구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저탄소 기술에 친환경 프리미엄을 지불하던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수소는 태우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와 달리 수증기와 물로만 바뀌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에 일명 ‘석유 공룡’까지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경제성과 정부 지원 축소로 시장이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자동차 기업도 수소 사업에 등을 돌렸다. 

스텔란티스는 7월16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면서 수소차 개발 노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토요타도 수소차 미라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판매량은 고작 2만7500대에 그쳤다. 수소차를 굴리기 위한 충전 인프라가 불충분해 개발도 판매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토요타의 히로키 나카지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 11월16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에서 “수소차의 미래가 밝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수소 경제성' 의문에 글로벌 대기업 줄이탈, 현대차 '외로운 반대 행보' 부담
▲ 독일 니더작센주 링겐에 위치한 BP의 수소 생산 설비. < BP >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에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그룹 계열사 다수가 수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기반해 현대차는 수소차 넥쏘를 미국과 유럽에 출시하고 수소트럭 엑시언트도 물류 사업에 일부 배치했다. 현대건설도 9월24일 전북 부안군에 수소 생산기지 준공식을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1997년 수소연료전지 차량 개발을 결정한 뒤 28년 뒤인 현재까지 청정수소 직접 생산과 차량 상용화까지 뚝심있게 밀고 나가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수소 산업의 경제성과 시장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생태계 구축을 노리는 전략이 실제 성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물론 현대차는 자동차와 제철 등 그룹 차원에서 수소와 밀접한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어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 등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철강을 비롯해 공정 자체에서 탄소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산업군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 배출을 해결하기 어려워 수소가 필요하다. 

당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박람회에서 수소가 미래 에너지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며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수소 사업 자체에서 실질적 이득을 보기 어려우면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주자로 남을 상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요컨대 현대차가 에너지 ‘큰 손’들이 빠져 생산과 인프라 구축 동력이 약해질 수소 시장에서 언제까지 홀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의 장-필립 임파라토 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수소는 중장기로 보면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근호 기자

최신기사

한국거래소, SK하이닉스 '투자경고 종목' 지정 논란에 "제도 개선 검토"
삼성전자 노사 2026년 임금교섭 시작, 노조 "인재제일 경영원칙 실현 기회"
양희원 현대차그룹 R&D본부장 퇴임 관측, 양대 연구개발조직 수장 교체
신세계백화점 매출 롯데백화점 턱밑 추격, 박주형 왕좌 타이틀 거머쥘 수 있나
150조 국민성장펀드 출범, 전략위 공동위원장에 이억원·서정진·박현주
SKC, PIC와 합작사 SKPIC글로벌 재무개선 위해 2천억 지급키로
[11일 오!정말] 민주당 문금주 "통일교 게이트 해결책이 물귀신 작전인가"
[오늘의 주목주] 삼성화재 주가 28%대 이례적 급등 마감, 코스닥 로보티즈도 6%대 상승
유통업에 인력 감축 칼바람, 실적 악화와 AI 대세론에 일자리 사그라지다
SK온 포드와 미국 합작투자 종결, 켄터키 공장 넘기고 테네시 공장에 전념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