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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K배터리 R&D 강화 총력전, 중국 추격해 '간극 좁히기' 여전히 험난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5-12-03 10: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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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글로벌 2차전지 시장 점유율 25%' 목표 달성을 위해 K배터리 지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배터리 국내 3사가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산업구조적 우위 탓에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배터리 로드맵 마련부터 R&D 지원 확대까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정부 K배터리 R&D 강화 총력전, 중국 추격해 '간극 좁히기' 여전히 험난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충북 음성군 코스메카코리아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정부와 배터리 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 배터리 업체발 가격 경쟁 심화로 어려움이 커진 국내 배터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 개발, 공급망 강화, 국내 생산 기반 유지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오는 2030년 글로벌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이런 목표를 담은 'K배터리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2차전지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자율주행·드론 등에 필수적으로 활용돼 탄소중립과 미래 모빌리티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 기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2차전지 기업이 전기차 캐즘과 중국 기업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을 통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내 '2035 이차전지 산업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중장기 R&D 방향성과 기술 목표를 제시하기로 했다. 또 전고체·리튬금속·리튬황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2029년까지 약 2800억 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기능과 차세대 R&D를 국내 '마더팩토리(중심 생산기지)'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도 공급망 요소를 평가에 반영해 국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와 함께 충청-호남-영남을 잇는 '배터리 삼각벨트'도 구축한다. 정부는 권역별 특화 전략으로 충청권의 배터리 제조, 호남권의 핵심광물·양극재, 영남권의 핵심소재·미래수요를 연계한 배터리 삼각벨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위 회의에서 "전기차 캐즘과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차세대 기술 로드맵 마련, 공급망 안정화, 국내 생산 기반 유지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처럼 배터리 업계 지원에 나선 것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 및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6.9%로 지난해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79%로 3.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CATL은 점유율 36.8%로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고 BYD는 18.0%로 2위를 차지했다. CALB(4위), 고션(7위), EVE(9위), SVOLT(10위)를 포함해 중국 업체 총 6개 기업이 점유율 10위 안에 들었다.

K배터리 3사는 실적 부진에도 차세대 배터리 분야 투자만큼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R&D)에 비용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고 있다.
 
정부 K배터리 R&D 강화 총력전, 중국 추격해 '간극 좁히기' 여전히 험난
▲ 국내 배터리 3사가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사>

올해 3분기까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집행한 R&D 비용은 총 2조32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상황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마저 놓치면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LFP 배터리는 낮은 폭발 위험 및 높은 열 안정성 등 높은 제품 안정성과 가격, 수명 주기 등에서 경쟁력이 높아 중저가 전기차 시장과 ESS 분야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누적 1조1016억 원을 투자해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1.7%로 가장 높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24.2% 늘린 9876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양사 모두 올해 말까지 R&D에만 1조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같은 기간 SK온은 2314억 원을 지출해 R&D에 가장 적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서 영업적자(1248억 원)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연구개발비는 지난해보다 9.9% 증가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설비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연구개발비 증가는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하지만 최대 경쟁국인 중국과의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SNE리서치가 지난 10월27일 발간한 '중국 리딩(leading) 제조사 경쟁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중국 CATL의 올 3분기 누적 R&D 투자액은 150억7천만 위안(약 3조1313억 원)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R&D 총액을 가뿐히 넘어섰다.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막대한 정부 지원과 거대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LFP 배터리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5 세계 전력 배터리 대회'에서 5세대 LFP 양산 계획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CATL은 매출과 수익성뿐 아니라 R&D 인력 규모 면에서도 국내 기업들을 압도한다. 지난해 기준 CATL의 R&D 인력은 2만346명으로 국내 3사 평균인 3087명의 약 7배에 달했다. 

특히 CATL은 전체 인력의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배치하고 있다. 연 매출의 5∼7%를 지속해서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자본 투입으로 기술 확장 속도와 제조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중국 간 배터리 산업구조의 차이가 R&D 규모 격차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산업 정책과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단행하고 완성차업체(OEM)와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CATL은 원재료부터 소재, 셀, 팩, 재활용까지 수직 계열화된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해 원가와 소요 시간을 최소화했다.

반면 한국은 핵심 소재 단계부터 중국 의존도가 높다. 또한 OEM 중심의 외부 수요에 의존하는 구조로 수익성과 투자 여력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NE리서치는 "한국이 향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의 내재화, 지역별 차별화, 정책 일관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경쟁력의 부재가 현재 기술 수준은 비슷하지만 속도와 양적 확장성, 비용 효율성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결과를 보이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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