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포스코이앤씨의 도시정비 신규 수주 규모는 5조9623억 원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도시정비 수주 규모는 지난해 4조7191억 원을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지만 송 사장으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으로 보인다.
10대 건설사의 올해 도시정비 수주 규모는 50조 원가량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 규모의 2배에 이른다.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시장의 전체 규모가 커진 만큼 수주 실적을 늘리지 못한 셈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상대적 부진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데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12월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전중선 전 사장을 취임 10개월 만에 정희민 전 사장으로 교체했다. 정 전 사장 역시 취임 이후 상반기부터 신안산선 붕괴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10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정 전 사장의 후임으로 지난 8월부터 포스코이앤씨를 이끌게 된 송 사장은 포스코 그룹 내 대표적 안전 전문가로 꼽힌다. 장인화 포스코 그룹 회장이 직속으로 운영하는 그룹안전특별진단 TF의 팀장으로도 일했다.
송 사장의 당장 핵심 과제는 포스코이앤씨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인 만큼 경영 성과를 내는 일 역시 신경써야 할 수밖에 없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1분기에 293억 원 영업이익을 냈으나 2분기에 910억 원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에도 1947억 원의 영업손실을 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포스코이앤씨의 3분기 영업손실은 신안산선 사고 및 안전사고 발생에 따라 8월에 103개 현장 공사 중단 등과 관련한 추가 원가 반영이 주된 원인”이라며 “포스코이앤씨는 4분기에도 2300억 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5조9623억 원의 신규수주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송 사장으로서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에는 현대건설과 마지막까지 수주 규모 1, 2위를 다투던 도시정비 시장의 전통적 강자였다.
하지만 올해 8월 이후 송파한양2차, 성수2지구 등 대형 수주전에서 입찰을 포기했다. 포스코이앤씨가 발을 뺀 올해 도시정비 시장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양강 구도로 바뀌었다.
송 사장으로서는 도시정비 시장에서 포스코이앤씨의 공백에 따라 판도가 달라진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조합원의 지지에는 브랜드를 향한 선호 분위기가 중요한 영향을 준다. 그런 만큼 내년에 본격화할 한강변 등 서울 핵심 사업지 수주전에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 됐다.
송 사장은 우선 서울시 중구 중림동398번지 일대 재개발사업과 금호21구역 등에서 내년 도시정비 수주전 재개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금호21구역에서는 롯데건설과 경쟁수주가 성립될 가능성도 크다.
강남구 개포우성6차 수주전 참여도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진행된 현장 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수주 참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림동398번지, 금호21구역 등 도시정비 사업에도 입찰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