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와 애플 등 TSMC의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가 2나노 이후 차세대 미세공정 반도체 물량 선점에 일찍이 뛰어들었다. TSMC가 자연히 대만과 미국 공장에 투자를 대폭 늘려야만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TSMC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들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대만과 미국 공장에 첨단 파운드리 설비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주력인 3나노와 2나노에 이어 차세대 1.6나노 및 1.4나노 미세공정도 엔비디아와 애플 등 대형 고객사의 선제 주문이 들어오며 투자 확대가 더 다급해지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의 2026년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최대 500억 달러(약 73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시설 투자 총액이 400억~420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되는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를 3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따라 TSMC가 투자를 대폭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는 공급망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TSMC는 최근 대만에 2나노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3곳 증설하는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최근 수 개월에 걸쳐 고객사들의 파운드리 수요 충족을 위해 다급하게 3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투자 로드맵을 재조정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의 위탁생산 수요가 기존 예상치를 웃돌아 추가 투자를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의미다.
TSMC가 2나노 이후 순차적으로 도입할 A16(1.6나노급) 및 A14(1.4나노급) 공정에도 이미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이 선제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타임스는 현재 엔비디아가 TSMC A16 공정 고객사로 자리잡았으며 제품 출시 계획에 맞춰 2027년부터 대만 가오슝 공장에서 양산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A16 미세공정을 생략하고 2나노 이후 곧바로 A14 파운드리를 활용해 반도체 생산을 맡긴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TSMC가 현재 주력 공정뿐 아니라 앞으로 상용화할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도 생산 투자를 서둘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갑작스러운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대만 신주와 타이중, 타이난과 가오슝 지역에서 TSMC의 공장 증설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2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능력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대만 내 투자 확대에 맞춰 미국에도 설비 투자금을 늘려야만 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소한 앞으로 5년에 걸쳐 TSMC가 반도체 시설 투자에 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일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TSMC는 최근 설비 투자 계획과 관련해 “현재 고객사들의 강력한 인공지능 관련 수요를 감안할 때 향후 수 년 동안 설비 투자가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