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거품론 속 반도체 등 기술주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국내 소비심리 회복까지 더해지며 식음료, 여행, 화장품 등 국내 소비재주를 향한 주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소비재주 가운데 11월 외국인투자자는 농심, 기관투자자는 삼양식품 등 식품주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해외시장 확대 등 개별호재도 있는 만큼 한동안 경기 방어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 농심은 주요 제품에 '케이팝데몬헌터스' 캐릭터를 입혀 판매하고 있다. <농심> |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17일부터 전날까지 농심 주식을 6거래일 연속 담으며 62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농심은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3위, 국내 소비재주 가운데는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4조 원가량을 순매도한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급으로 평가된다.
농심은 11월 전체 수급을 봐도 외국인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11월 들어 전날까지 농심 주식을 67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종목 가운데 14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국내 소비재주 가운데는 가장 많이 담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약 12조9천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농심 주가는 외국인투자자 수급에 힘입어 11월 들어 전날까지 4.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36% 하락했다.
기관투자자는 11월 국내 소비재주 가운데 삼양식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11월 들어 전날까지 삼양식품을 154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양식품은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9위에 올랐다. 국내 소비재주 가운데서는 1위다.
기관투자자는 12일부터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삼양식품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기관투자자 수급에 힘입어 삼양식품 주가도 단단한 흐름을 보였다. 삼양식품 주가는 11월 들어 전날까지 0.52% 상승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주가 기대감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소비재주는 AI 거품론 속 경기 방어주적 성격이 부각되며 전반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KRX경기소비재지수는 11월 들어 전날까지 4.54% 오르며, 국내 주요 산업군 가운데 헬스케어(KRX헬스케어 5.89%)에 이어 2번째로 단단한 수익률을 보였다.
중국과 일본 갈등에 따라 수혜 기대감이 이는 점도 국내 소비재주에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이날 ‘한국으로 갈게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일 갈등 장기화와 함께 중국의 대일 제재는 더욱 강화할 전망”이라며 국내 △항공운송 △엔터 △카지노 △호텔 △화장품 △유통 등을 수혜산업으로 꼽았다.
11월 국내 소비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점도 소비재주 주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4로 2017년 11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0월보다 2.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 상회 등이 소비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2024년 장기평균을 기준 값 100으로 삼는다.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 ▲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 |
농심과 삼양식품은 글로벌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등 개별종목 기대감도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4분기 케이팝데몬헌터스와 협업 등 본격적 마케팅 효과를 보며 미국과 중국, 유럽 전 지역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실적 관련 기대감 요소가 다수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농심은 202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7910억 원, 영업이익 235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 전망치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29% 늘어나는 것이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해외비중이 80% 이상으로 업종 내 가장 높은데 내년부터는 국내 밀양 2공장을 풀가동하면서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삼양식품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삼양식품은 202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9760억 원, 영업이익 705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예상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30% 증가하는 것이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