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GS건설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 수도권에서만 단지 4곳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1월 예정단지로는 경기 오산시에 1275세대 규모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와 경기 안양시 1716세대 ‘안양자이 헤리티온’이 있다.
12월에는 경기 용인시 480세대의 ‘수지자이 에디시온’, 237세대 규모의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자이’가 공급을 앞뒀다.
이외에도 GS건설은 지난달 분양한 대전 유성구 ‘도룡자이 라피크(299세대)’ 등을 포함해 4분기에 5천여 세대를 분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10월 도룡자이 라피크가 1순위 17.0대 1, 9월 철산역자이(2045세대)가 1순위 38.0대 1 등으로 높은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자이’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남은 분양 계획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남은 분양단지 가운데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당초 10월30일 입주자모집공고를 실시한다는 계획에서 2차례 변경돼 공고 일정이 ‘12월 중’으로 바뀌었다. 안양자이 헤리티온은 오는 21일 입주자모집공고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미 8차례나 일정이 미뤄진 곳이기도 하다.
허 사장에게 주택 공급실적이 감소세에 있다는 점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GS건설은 올해 연초에는 1만6천여 세대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뒤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탓에 다수의 단지에서 분양일정이 밀리며 3분기까지 7061세대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4분기 5천여 세대를 더해도 연간 목표치가 1만2천여 세대로 낮아진 것이다.
GS건설의 연간 분양실적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2023년 2만2천여 세대를 공급했는데 지난해 1만6천여 세대에 이어 올해는 최대 1만2천여 세대를 분양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상반기 ‘메이플자이(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사업)’ 등 대형 현장의 공사가 끝난 GS건설 주택사업 매출이 줄어든 것도 최근 공급 세대수 축소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지난해 분기마다 평균적으로 건축·주택 부문에서 2조37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상반기에 분기별 2조 원 초반대로 낮아졌고 3분기에는 1조8453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GS건설 건축·주택 부문 매출은 내년에도 평균 2조 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이 일회성 호재 없이도 80%대 후반의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이 부문 수주잔고가 37조 원을 웃돌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읽힌다.
다만 GS건설의 건축·주택 매출 비중이 60% 안팎인 만큼 허 사장에게는 이 분야 사업의 외형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막는 것이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3분기까지 분양실적을 보면 전반적 주택경기를 고려할 때 올해 기대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어보인다”며 “향후 GS건설의 중장기 외형에 부담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허 사장 체제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은 GS건설 플랜트 부문과 신사업 분야가 주택사업 외형 축소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될지 주목된다.
허 사장은 공식 선임 직후인 지난해 4월 GS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6천억 원 규모의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젝트(패키지2)를 따내며 플랜트 수주 반등에 나섰다.
GS건설은 유가 하락 및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맞춰 줄여온 해외 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 의미를 지닌 사우디 파딜리 프로젝트에 이어 동북아LNG 허브터미널, LG화학 오로라 프로젝트(친환경제품 생산설비) 등 각각 7천억 원이 넘는 대형 공사를 수주곳간에 채웠다.
이에 2023년 말 4980억 원까지 떨어졌던 GS건설 플랜트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4조8950억 원까지 확대됐다. 공사 진행에도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여전히 4조 원 이상의 플랜트 일감이 공사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추가 플랜트 수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현재 GS건설 플랜트 수주잔고가 2017년(7조610억 원) 이후 최대치인 만큼 이 숫자를 탈없이 실적으로 옮기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 GS건설 >
올해 사우디 파딜리 프로젝트 등의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플랜트 공사는 이미 GS건설 호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한 모습을 나타냈다. 분기 기준 GS건설 플랜트 부문 매출은 지난해 1천억 원대에서 올해 3천억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허 사장은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신사업 분야에서도 수처리 분야 이외에 해외 개발사업과 모듈러 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가고 있다.
GS건설의 3분기 신사업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66.7% 늘어난 6185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실적 상승에는 베트남 개발사업과 모듈러 자회사의 성장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호치민시티 인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GS건설은 뚜띠엠 부지에서 3분기 1천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보다 4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당장 3분기 매출 증가는 일시적으로 잔금이 들어온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GS건설이 베트남 개발사업을 통해 모두 12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2027년 이후를 분석한 중장기 전망이지만 매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허 사장은 최근 모듈러 신사업 분야 자회사들에서도 나온 성과들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폴란드 모듈러 자회사 단우드는 3분기 매출 1042억 원을, 국내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 자회사 지피씨(GPC)는 매출 735억 원을 거뒀다. 각각 직전 분기와 견줘 250억 원, 300억 원씩 증가한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플랜트 부문을 포함한 모든 사업부에서 선별수주를 최우선으로 하며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안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