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오뚜기 글로벌 라면 성적표 이유있는 '낙제점', '꼰대 문화'와 '함영준' 내부 비판 직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11-11 15:36:31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오뚜기 글로벌 라면 성적표 이유있는 '낙제점', '꼰대 문화'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영준</a>' 내부 비판 직면
▲ 회사의 조직 문화가 매우 경직돼 있다는 목소리가 오뚜기 임직원들에게서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오뚜기는 매월 첫 날 본사와 모든 영업지점, 공장 직원들이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애국심을 강조하며 시작한 이 전통은 1969년 회사 설립 이후 현재까지 50년이 훌쩍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오뚜기는 매달 첫 근무일 아침조회 뿐만 아니라 회사의 공식 행사에서도 애국가를 4절까지 튼다. 오뚜기의 '나라 사랑'이 이따금씩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 문화를 ‘애국심’이 아닌 오뚜기의 ‘꼰대 문화’ 혹은 ‘보수적 문화’의 정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시대 흐름과 맞물려 늘어나고 않다.

오너일가가 보기에는 애국심을 전파하는 훌륭한 문화이지만 직원들이 느끼기에는 회장이 원하거나 시키는 대로 해야 굴러가는, 시쳇말로 경직된 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으로 여겨진다.

삼양식품이나 농심과 달리 오뚜기가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데는 결국 이런 보수적인 문화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오뚜기 안팎에 따르면 오뚜기가 세계적인 한국 라면의 인기 바람을 좀처럼 타지 못하는 이유로 ‘보수적 조직 문화’와 ‘함영준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보수적인 업계로 잘 알려져 있다. 좀처럼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강산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동네가 식품업계’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오뚜기는 그 가운데서도 유독 보수적인 분위기가 더 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뚜기와 일한 경험이 있는 업계 한 관계자는 “오뚜기는 상품 개발이 유독 더디다”며 “오뚜기를 대표할 수 있는 한 방, 즉 시그니처 제품도 진라면을 빼면 사실상 없는데 이를 타개하려면 상품을 서둘러 개발해야 하지만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은 글로벌을 겨냥한 상품 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는 이유로 경직된 조직 문화를 꼽는다.

직원 인증을 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오뚜기와 관련해 “전략은 없고 회장 측근만 남아 회사가 산으로 가는 중인데 회장은 모르는 듯하다”, “모든 것은 회장님 손에 있어 트렌드에서 점점 뒤쳐진다”, “임원들이 갈수록 몸을 사려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뚜기의 신제품 개발 과정을 살펴볼 때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내놓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직원은 “40~50대의 시식을 거쳐 50~60대 이상의 입맛으로 회사의 신제품 출시가 결정되는 곳이라 트렌드를 따라가기 힘들다”며 “애초에 회사가 트렌드를 이끌어 가려는 시도보다는 다른 곳의 트렌드를 보고 따라가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내부 시스템을 돌이켜볼 때 일각에서 오뚜기를 칭하는 ‘갓뚜기’라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는 쓴소리도 적지 않다.

한 직원은 “식품업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은 기업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군대보다 더 군대 같은 회사 분위기, 경쟁기업보다 수준 낮은 의사결정 방식과 이것을 조장하는 계열사 구조 및 임원들, 회사가 비전을 만들라고 하면 사원·대리가 만든 것 가운데 오너가 싫어하는 것만 삭제해서 보고하는 등 단점이 너무 많은 회사”라고 푸념했다.

오뚜기를 대표하는 ‘애국가 4절까지 부르기’ 역시 이런 지적을 받는 조직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은 당연히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온 전통에 반기를 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단순히 오너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온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것은 밖에서 보기에는 다소 폭력적인 문화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애국가 4절 부르기가 회사의 대표 전통인 회사에서 혁신이나 트렌디한 제품을 바라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화들이 쌓인 탓에 오뚜기가 해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뚜기 글로벌 라면 성적표 이유있는 '낙제점', '꼰대 문화'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영준</a>' 내부 비판 직면
▲ 오뚜기 제품은 글로벌 K라면 인기 속에서 다소 소외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주요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언급되는 K라면 관련 글을 살펴보면 오뚜기가 한국 라면 열풍 흐름에 얼마나 소외되어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글로벌 고객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제품은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다. 불닭볶음면 오리지널 제품뿐 아니라 까르보불닭 등 파생 상품의 조리법을 놓고도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

농심이 불닭볶음면의 성공에서 착안해 내놓은 신라면툼바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이들은 농심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아직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 마트에는 제품이 입점하지 않았다는 등 사소한 얘기도 모두 공유한다.

하지만 오뚜기 라면을 언급하는 이는 정말 드물다. 오뚜기의 영문 이름인 ‘Otoki’를 놓고 노출되는 게시글의 양 자체도 적을 뿐더러 그마나 검색되는 내용도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앞세워 마케팅한 진라면을 언급한 글이 대부분이다.

수치적으로도 오뚜기의 해외 성적표는 처참하다. 오뚜기는 전체 매출의 10% 정도만 해외에서 내고 있는데 이는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80%, 40%인 삼양식품, 농심과 비교해 명함을 내밀기 힘든 수준이다.

오뚜기가 해외사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2023년 11월 장녀 함연지씨의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2024년 5월에는 함연지씨를 미국 법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에 합류시켰다.

오뚜기 관계자는 “조직문화의 경우 글로벌 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상황이며 현재 매출에서 국내의 비중이 90%이다보니 내수 침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국내 영업활동의 어려움이 반영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국가별 로컬 유통 입점 등 글로벌 매출 증대를 위한 각종 활동들의 가시적 성과는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최신기사

교보증권 "실리콘투 매력적인 K뷰티 실크로드, 내년에도 탄탄대로"
법사위 '대장동 항소포기' 공방, 민주당 "선택적 검찰 항명" 국힘 "추미애 제 정신인가"
코스피 5거래일 만에 4100선 회복, 원/달러 환율 1463.3원으로 상승 마감
기업공개 예고한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중국산 반덤핑 관세 타고 실적 체급 키우기 돌입
비트코인 1억5619만 원대 상승, 낙관론 힘입어 연내 '15만 달러' 달성 가능성
씨에스윈드 '재생에너지 홀대' 트럼프에 촉각, 방성훈 시장다각화로 재도약 겨냥
농협금융 '고객전략협의회' 열어, 이찬우 "수요자 중심 서비스 체계 구축"
삼성증권 3분기 순이익 3092억으로 28.7% 증가, 자산관리 부문 호조
교보증권 "코스맥스 이중 악재 겹쳐, 한국법인 수익성 악화·동남아 성장 둔화"
중국 YMTC 공격적 투자로 생산능력 확장, HBM 진출 위해 D램 생산 나설 가능성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