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최초로 5조 달러를 넘으면서 장을 마감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적극적으로 밀월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성과 정책적 수혜 가능성을 모두 키운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117조 원) 기업에 등극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산업과 미국 정부 정책에 필수로 자리잡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연례 개발자행사 GTC2025에서 엔비디아가 최근 내놓은 사업 계획은 미래 성장성을 증명하고 미국 정부와 관계를 강화하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엔비디아 반도체는 모든 인공지능 분야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외교 등 정책에도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5조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약 4개월 만에 기업가치를 1조 달러 가까이 늘리며 세계 최초로 시총 5조 달러 상장기업이 된 셈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시가총액 4조 달러대로 뒤를 잇는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는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및 운영에 쓰이는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투자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엔비디아 반도체 기반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커지면서 경제 전반을 견인하는 동력으로도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 S&P500 지수 전체 시총에서 엔비디아 비중도 8%를 넘으면서 역사상 가장 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미국 이외 전 세계 기업과 정부에서도 막대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적극 앞세워 외교 및 무역 협상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다른 국가에 공급을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기술 규제로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들일 수 없다.
그러나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상승하며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한 데는 미국과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과 관련한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는 낙관론이 반영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엔비디아 등 기업의 반도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이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면 앞으로 1년에 걸쳐 500억 달러(약 71조 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전했다.
|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0월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GTC2025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행사 GTC2025를 통해 여러 신사업 진출 계획과 파트너십을 대거 발표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기존의 GTC는 주로 개발자와 고객사를 위한 행사였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강력한 정치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개발자 행사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인공지능 기술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이번 행사에서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 주도권 및 생태계 강화, 관련 시장의 꾸준한 성장 전망을 강조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젠슨 황은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과 패키징 등 공정이 TSMC 애리조나 공장을 비롯한 미국 내 설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부와 진행하는 7개의 신규 프로젝트도 발표됐다. 미국 과학기술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슈퍼컴퓨터 구축 계획, 양자컴퓨터 및 원자력 에너지 개발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기술 분야는 엔비디아에 새 성장동력으로 꼽힐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했던 여러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수주 물량을 꾸준히 늘리면서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디지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젠슨 황이 트럼프 정부에서 엔비디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완전히 자리잡도록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해석한다”며 정치적 행보를 확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행사가 결국 엔비디아의 성장성과 미국 내 제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점을 모두 홍보하는 ‘일석삼조’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엔비디아 시가총액 5조 달러 등극은 트럼프 정부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도 엔비디아가 가장 핵심”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젠슨 황은 기술 콘퍼런스를 트럼프 찬양 행사로 바꿔냈다”는 비판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