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가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계기로 이사회 구조혁신과 소위원회 구성 등으로 거버넌스 투명성 확보에 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는 이번 코스피 이전상장을 계기로 거버넌스 투명성 확보에 마중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테오젠은 최근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11월 중으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번에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앞으로 안정적 매출 및 수익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며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알테오젠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키트루다 큐렉스(키트루다SC)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의 면역항암제로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이 적용된 약품이다.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알테오젠의 ALT-B4 플랫폼 기술이 적용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 ALT-B4로 머크 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키트루다, 엔허투 등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이 기술을 적용해 상업화 단계에 와 있다.
◆ 알테오젠 코스피 이전상장 형식적 요건 충족
시장에서는
박순재 대표가 이끄는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상장의 형식적 요건을 갖춰 이번에 주관사 선정을 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스닥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자본 300억 원 이상 △상장주식 수 100만 주 이상 △일반주주 보유주식 비율 25% 이상 또는 500만 주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아울러 경영성과에서도 매출과 수익성, 시가총액을 비롯한 5가지 기준 가운데 1가지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알테오젠은 2025년 9월 기준 20조 원 넘는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 경영성과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테오젠은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자기자본 3476억 원, 발행주식 수 5346만 주, 일반주주 지분율 71.79%를 나타내고 있다.
정량적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으므로 이제 남은 것은 한국거래소에서 받을 질적 심사를 대비하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거버넌스 개선으로 꼽힌다.
코스피 이전상장에는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한국거래소 상장세부규정에 따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제출과 함께 이사회·위원회 운영 현황, 내부통제 시스템, 주주권익 보호 체계 등을 종합 평가한다.
특히 △사외이사 비율 확대 △감사위원회·보상위원회 설치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 △주주 의결권 행사 편의성 제고 등이 핵심심사 항목으로 거론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형식적 요건을 충족했지만, 투명성과 견제 기능 강화를 위한 실질적 변화가 최종 관문이라고 바라본다.
◆ 박순재 지배구조 개선에 의지 보여
박순재 대표는 내부 체계를 정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알테오젠은 현재 등기임원 5명(사내 3명·사외 2명) 구성을 사외이사 3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감사·보상위원회 설치 절차를 밟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통제 매뉴얼을 전면 개정해 정기 자체 감사와 리스크 평가 주기를 단축하고, 자회사 구조를 단순화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알테오젠은 대주주인
박순재 대표의 지분(19.14%) 집중에 따른 소액주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주주참여형 의결권 위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분기별 IR(기업설명회)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거래소가 요구하는 주주권익 보호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순재 대표도 올해 8월 주주 공고문을 통해 “코스피 이전 상장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며 “내부 체계 정비와 주요 기술수출 성과가 맞물려야 진정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상장을 위한 주주총회는 11월 중으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상적으로 주총을 거친 뒤 상장까지는 2개월 정도 소요되는 만큼 내년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도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ALT-B4 기반한 머크의 ‘키트루다SC’ 상업화 성공도 점차 가시화 되고 있어 2026년 알테오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알테오젠의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플랫폼 특허는 2027년 만료될 예정이지만,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전환 플랫폼 ALT-B4는 2040년 무렵까지 특허기간이 남아 있어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력 기술인 'ALT-B4'의 특허 존속기간은 2040년 무렵까지로 수익화 기간이 넉넉히 남아 있다"며 "경쟁사 할로자임의 사업 모델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밸류에이션 지표로 계산했을 때 코스피로 이전된다면 시가총액은 약 30조 원 수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