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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사·협회 '해운 넷제로 프레임워크' 반대 성명, '글로벌 탄소세' 무산되나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9-19 13: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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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사·협회 '해운 넷제로 프레임워크' 반대 성명, '글로벌 탄소세' 무산되나
▲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소속 선박이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구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해운사들과 해운협회가 국제 기관이 추진하는 탈탄소화 프로그램 시행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연이어 내놨다.

이에 탈탄소화 프로그램이 취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여기에 포함된 세계 최초의 글로벌 탄소세도 폐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캐피털그룹, 마린 트러스트, 한화해운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의 '넷제로 프레임워크' 시행 중단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해운사는 "현 상태로는 국제해사기구 넷제로 프레임워크가 해양 산업의 탈탄소화를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할 것"이라며 "의도된 대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국제해사기구가 채택을 고려하기 전에 현실적인 감축 경로를 재검토하는 등 중대한 수정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올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넷제로 프레임워크 안건을 채택했다. 이는 국적에 상관없이 5천 톤 이상 대형 선박에 일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례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해당 규정은 전 세계에 일괄 적용되는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탄소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올해 10월 열리는 회의를 통해 최종 채택된 뒤 2027년 이후부터 '선박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략(MARPOL)' 부속서에 포함돼 효력을 갖게될 것으로 계획됐다.

국제해사기구는 탄소세를 통해 올린 수익으로 '넷제로 펀드'를 구성해 저배출 선박 건조 지원, 해운 분야 온실가스 감축 전략 이행을 위한 교육 및 기술 역량 강화, 기후 취약국 피해 완화 등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운사들은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두고 "어떤 합의도 없이 재정적 부담을 가하고 최종 소비자를 향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며 "세계 교역의 약 90%가 해운을 통해 이뤄지는데 탄소세가 부과되면 전반적인 물류 비용이 상승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선급협회(ABS)도 이날 국제해사기구 넷제로 프레임워크 시행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놨다고 해운전문지 '씨트레이드마리타임뉴스'가 보도했다.
글로벌 해운사·협회 '해운 넷제로 프레임워크' 반대 성명, '글로벌 탄소세' 무산되나
▲ 영국 런던에 위치한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회의가 열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
ABS 측은 친환경 연료 개발 및 확산 속도를 고려했을 때 2027년부터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해운은 차량이나 발전 부문과 달리 전력화가 매우 어려워 탈탄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해운사들은 중간 단계 대체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올 등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문제는 천연가스나 메탄올도 여전히 온실가스는 배출하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여전히 넷제로 프레임워크에 따라 탄소세를 계속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크리스토퍼 위어니츠키 ABS 회장은 성명문을 통해 "업계에는 탈탄소화를 위한 체계가 필요하지만 이는 실제 현실과 조화돼야 한다"며 "우리는 현재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고 해운 배출량은 2008년 기준치보다 121%나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규제, 연료, 벌금, 가용성, 확장성 등 투자를 좌우하는 여러 신호들이 제각각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국제해사기구는 잠시 멈춰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번 해운사와 협회 등의 반대로 국제해사기구 넷제로 프레임워크가 좌초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강하게 넷제로 프레임워크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3일(현지시각) 미국 정부는 국제해사기구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넷제로 프레임워크 찬반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요구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프레임워크에 명시된 목표가 무엇이건 사실상 책임을 지지도 않는 국제 기구가 미국인들에 무분별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해운사들의 공동성명을 통해 해운대국인 그리스도 프레임워크 반대 쪽으로 입장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실리스 키킬리아스 그리스 해운부 장관은 로이터를 통해 "우리는 해운업계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며 "(프레임워크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해사기구는 여러 악재에도 올해 10월 투표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즈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은 로이터를 통해 "나는 우리 조직의 실적과 회원국 모두의 협력, 그리고 특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도전과 우려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10월에 프레임워크가 채택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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