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노란봉투법 대혼란④] 이마트 매장 출점·퀵커머스 확대 중 '큰 산' 직면, 한채양 본업 강화 이상 기류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9-16 17:11:3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편집자주>
시행 약 6개월을 앞둔 노란봉투법이 벌써부터 산업현장에 대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 하청업체들은 원청 대기업을 향한 처우 개선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손해배상 등 책임이 커지면 고용이나 외국계 기업의 투자 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노동자 권익 강화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접근에 이어 파업 등 노사갈등 리스크가 오히려 줄어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노란봉투법이 국내 주요 기업과 경영단체,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법 시행 전부터 노사갈등 첨예화, 노동장관 김영훈 '진짜 시험대' 오르다
② 삼성전자 반도체 일촉즉발, ‘건설부터 부품까지’ 하청업체 파업 전운
③ SK그룹 최태원 벼르는 노조에 ‘초긴장’, 수만개 하청 파업 땐 주력사업 타격 불가피
④ 이마트 매장 출점·퀵커머스 확대 중 '큰 산' 직면, 한채양 본업 강화 이상 기류
⑤ 현대차그룹 임단협 내년부터 더 치열해진다, 정의선 국내외 사업 조율 묘수 내놓을까
⑥ 건설사는 노란봉투법에 직접 영향권, 원청 범위 등 세부내용 결정에 촉각
⑦ 롯데백화점 판매직과 직접 대화 불가피해지나, 정준호 노조 달래며 갈길 바빠진다
⑧ 정책에 요동치는 주식시장, 노란봉투법도 코스피 5000 시대 주요 변수
⑨ 경총 손경식 역할론 대두, ‘사용자’와 ‘사업경영상 결정’ 해석에 재계 요청 담아내나
⑩ 한화생명 이경근, 전 직장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 다지기 업무 막중
⑪ 노란봉투법에 택배업계 ‘다단계 위수탁’ 변화 불가피, 무한 속도경쟁 제동 걸리나


[비즈니스포스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과 관련해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들어 신규 매장 출점에 다시 속도를 내고 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 ‘퀵커머스’ 도입을 본격화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 본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고용이 늘어나고 노동 환경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사갈등이 첨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란봉투법 대혼란④] 이마트 매장 출점·퀵커머스 확대 중 '큰 산' 직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80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채양</a> 본업 강화 이상 기류
▲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한채양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은 한채양 사장.

16일 유통업계에 취재를 종합하면 2026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한채양 사장의 경영 운신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마트는 올해 실적을 가파르게 회복하고 있다. 상반기 별도기준(이마트·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전문점·이마트에브리데이) 영업이익은 1489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10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 역시 8조9163억 원으로 10.9% 늘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통합매입을 통한 원가절감과 이를 가격혜택 등 고객중심의 재투자로 연결해 고객 수를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 사장이 이마트 지휘봉을 잡은 뒤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얻어낸 성과로도 여겨진다. 그는 2023년 9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두루 이끄는 통합 대표에 올랐다. 그가 대표에 오른 2023년 이마트는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을 보며 흔들리고 있었다.

한 사장은 이마트 대표에 오른 뒤 몸집부터 줄였다. 취임 6개월 만인 2024년 3월 이마트에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이는 이마트 창립 이후 첫 인위적 구조조정이었다. 이마트는 '사람을 자르지 않는 회사'라는 말도 이 때부터 끊겼다.

2024년 6월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첫 희망퇴직을, 12월에는 이마트 2차 희망퇴직을 연달아 시행했다.

2024년 7월에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합병했다. 통합 물류와 자원 재배치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통합 매입을 위한 조직 및 인프라 정비를 본격화한다는 취지를 내걸었다.

올해 이마트 실적이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한 사장의 경영적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많은 셈이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이런 선택에 힘이 실릴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해 원청이 하청 노동자와 직접 교섭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파업 등 노동쟁의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넓히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한 사장이 내렸던 경영적 판단도 노란봉투법 시행 뒤에는 노동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쟁의 행위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희망퇴직의 경우 정리해고와 달리 기업이 그 요건과 절차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조합의 교섭력이 강해지면 경영진의 판단이 이전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3월 이마트 희망퇴직 당시 이마트의 대표교섭 노조인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한 사장을 향해 “업의 본질을 얘기하더니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리는 것 외에는 보여준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 사장이 오프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확대하고 있는 퀵커머스를 둘러싼 이마트 노사 사이의 갈등 조짐도 포착된다.
 
[노란봉투법 대혼란④] 이마트 매장 출점·퀵커머스 확대 중 '큰 산' 직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80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채양</a> 본업 강화 이상 기류
▲ SSG닷컴 퀵커머스 서비스 '바로퀵' 첫 화면. < SSG닷컴 >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이마트 퀵커머스 시범 점포를 처음 도입했다. 최근에는 올해 안에 서비스 점포를 모두 80여 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퀵커머스는 이마트 인근 점포에 위치한 고객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주문을 하면 1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문제는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 점포 대부분에 전담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점이다.

퀵커머스 주문이 들어왔을 때 상품을 찾고 포장 작업을 할 인력이 따로 없어 기존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높아졌고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이마트지부)는 퀵커머스 전담 부서 신설 및 인력 채용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퀵커머스는 빠른 배달 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가 커짐에 따라 고객 서비스 관점에서 운영을 시작했으며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빠르게 배송해 드리기 위해 인프라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가고 있다"며 " 배송 업무는 배달 플랫폼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이마트 내 피킹/패킹 등 퀵커머스 업무는 이마트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지부는 현재 정년연장과 인력부족 해소, 의료비 복구 등을 작업 현장의 중점 문제로 제기하고 이마트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4년 3월 이마트가 비급여 치료 항목 관련 직원 의료비 지원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는 17일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송달한 상태다.

대형마트는 업종의 특성상 다른 산업군보다 직원 수가 많은데 업계 1위인 이마트는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최대 2배 이상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연내 15개 점포 폐점을 결정했고 롯데마트는 출점에 보수적 기조를 보이고 있어 고용 임직원의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이마트 별도기준 종업원 수는 2만2744명으로 국내 기업 10위권 수준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이마트의 추가 고용 압박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개정법 시행까지 6개월간 유예기간이 설정돼 있고 고용부 주관 테스크포스(TF)에서 구체적인 참고 매뉴얼도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향후 진행상황을 확인해 노사협력 차원에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차적으로 자동차·철강·조선·IT업계 등 외주·위탁 인력이 많은 산업 현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요 산업군 현장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

최신기사

국가 AI전략위 8개 분과위 구성, 동국대 교수 고삼석 포함 52명 추가 합류
현대차 대표 무뇨스 "미국 내 제조 의지 확고, 임직원 안전 근무에 총력"
금융위원장 이억원-금감원장 이찬진 회동, 금융감독 개편에 "한 팀, 한목소리"
[노란봉투법 대혼란④] 이마트 매장 출점·퀵커머스 확대 중 '큰 산' 직면, 한채양 본..
미국 틱톡 사업권 유지에 오라클 포함 다수 기업 참여, CBS "컨소시엄 꾸린다"
[현장] '해킹사고' 뒤 금감원장 만남에 여전사 긴장, 이찬진 "사이버 침해 사고는 뼈..
국힘 곽규택 '나경원 옹호' 중 고인된 박지원 배우자 언급, 민주당 "인간이 돼라"
카카오 '오픈AI 협업 결과물' '카톡 개편안' 공개 임박, 정신아 기술 리더십 베일 ..
방사청 KDDX 사업자 선정방식 결정 또 연기, 여당 "당정 협의 필요" 제동
기아 노조 임단협 결렬 선언, 19일 파업 찬반투표 실시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