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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도 글로벌기업 기후대응 이어간다, 혹시 찍힐까 몰래 '그린허싱'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7-04 13: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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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도 글로벌기업 기후대응 이어간다, 혹시 찍힐까 몰래 '그린허싱'
▲ 이탈리아 로마에서 1일(현지시각) 노동자들이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도로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정치권 압박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기후대응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대다수가 기후정책을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조용히 추진하는 '그린허싱'(Green Hushing)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허싱은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이나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대외적으로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거나 오히려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을 말한다. 친환경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했다고 주장하는 '그린워싱'과 정반대인 셈이다.

기업들이 대외적 이미지 개선을 챙기려는 것이 아님에도 계속 기후대응을 이어가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모건스탠리가 올해 4월 발표한 '2025년 지속가능투자연구소, 기업들의 지속가능 신호'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글로벌 기업 336곳 가운데 사업 운영이 기후변화 관련 사건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기업은 약 57%로 과반수가 넘었다.

이들 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사건에 자사가 지출해야 하는 운영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비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원인은 폭염(55%)으로 폭풍우(53%), 산불(36%), 가뭄(34%), 홍수(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들 가운데 60%는 향후 5년 내로 자사가 물리적 기후 리스크로 인한 피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80%는 기후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자사의 적응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실제로 미국 기업들만 해도 지난해 한 해 동안 재난 복구 및 기타 기후 관련 지원 지출이 거의 1조 달러(약 1365조 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기후변화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운영비 부담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달 발표한 '위기에 처한 기업: 기후위험에 대한 산업 회복력 구축' 보고서를 통해 현재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대로라면 2035년 기준 글로벌 상장사들의 경제적 손실액 규모 합계가 연간 최대 6100억 달러(약 833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55년에는 해당 손실액이 연간 1조1천억 달러(약 1502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연간 손실률로 환산하면 전체 상장사들은 매년 수익이 평균 7.3%씩 감소하는 것이다.
 
트럼프 압박에도 글로벌기업 기후대응 이어간다, 혹시 찍힐까 몰래 '그린허싱'
▲ 멕시코 아카풀코주에서 6월30일(현지시각) 노동자들이 산사태로 무너진 전선을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 리스크가 이처럼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이 드러내놓고 기후대응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정치권 압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 정치권의 압박에 연이어 기후정책들을 철회했다.

지속가능 투자를 핵심 사업으로 삼은 펀드 블랙록, 퍼스트스트리트 재단, 뱅가드 그룹 등은 연방 정부와 각 주 정부의 세무 조사, 소송, 투자 철회 등의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이 때문에 미국 대기업들은 기후액션100+, 넷제로은행연합(NZBA) 등 여러 글로벌 기후대응 협의체에서 잇따라 탈퇴하기도 했다.

유럽에 본사를 둔 기업들도 최근 자국민들의 우경화 영향에 자사의 기후대응 활동 홍보를 최대한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리서치 기업 '커넥티드 임팩트'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100대 상장사 가운데 63곳은 자사의 환경보호 활동을 이전 해보다 축소해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니퍼 홈그렌 생명공학 기업 '란자테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모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그만둬야 할 때"라며 "지금은 그런 주장을 펼쳤다가는 일각에서 본능적인 반발이 나오게 되기에 불필요한 관심을 모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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