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ESG 경영 차원의 복지사업 강화는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나온 지적사항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마사회는 2023사업연도를 대상으로 하는 2024년 경영평가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떨어진 'C'를 받았다.
공기업 경영평가단은 “말 복지와 관련된 부정적 언론보도 및 국회 지적사항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및 민간과의 긴밀한 협업에 따른 실질적 말 복지 제고 방안들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관의 설립목적인 '국민 복지증진'의 개념을 경마·승마 관련 이용자로만 좁게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경마와 승마를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에 대한 복지를 위해 다양한 체육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해외 사례도 참고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받았다.
정 회장은 이같은 평가를 받고 지난해 말 복지를 포함한 ESG 경영 차원의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말 복지 강화뿐아니라 ESG경영 중점 추진사항 가운데 하나로 말 생산농가 대상 ‘깨끗한 축산농장’ 정부인증 취득 지원에도 중점에 뒀다.
주요사업 경영평가 지표에는 ESG 경영 요소가 많이 포함된 만큼 올해 경영평가에서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마사회는 재무측면에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아 지난해와 유사한 경영평가를 받을 여지도 크다.
마사회는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이겨내고 2022년 영업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체 경영실적은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567억 원, 영업이익 459억 원을 거뒀다. 각각 2023년보다 1.31% 38.80% 줄어든 것이다.
매출 감소는 마권 판매 부진이, 영업이익 감소에는 퇴직급여 및 판매경비 증가 등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환 회장은 2022년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취임해 지난 2월 임기가 만료됐다. 다만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인해 다음 회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전 황제 승마 의혹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하는 등 논란에 휩싸인 이력을 갖고 있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마사회 상임감사직을 맡을 당시 다른 임원과 함께 약 1년간 임원 승마교육을 받았는데 마사회 비용으로 고급 승마 장비(부츠 등, 1인당 120만 원, 총 480만 원 상당)을 무상 지급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회장이 올해 경영평가에서 개선된 등급을 받아든다면 과거 제기됐던 논란을 딛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 회장은 최근 제103주년 경마의 날 기념사를 통해 “경마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국민의 여가문화와 지역경제의 활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마사회는 경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말 산업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