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LX하우시스 주력사업인 건축자재 부문의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국내 B2C(기업과 개인 사이 거래) 및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주사 LX홀딩스 대표이사도 겸하는 노 사장의 이런 전략은 LX그룹이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세운 ‘신규 고객’과 ‘글로벌 시장’을 주요 사업회사에서 구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B2C와 해외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
1일 LX하우시스에 따르면 올해도 건축자재 사업부문에서 녹록지 않은 업황에 마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 둔화에 B2B(기업 사이 거래) 분야 실적이 감소한 LX하우시스는 올해도 크게 업황이 달라지지 않은 탓에 큰 반등은 어렵다는 자체 전망을 내놓고 있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5336억 원, 영업이익 501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6.5%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를 비롯한 원재료 가격 및 운반비용 상승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LX하우시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MA 가격은 2023년 kg(킬로그램)당 2181원에서 지난해 2762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LX하우시스는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문이 2023년보다 매출은 8.4% 증가한 1조375억 원, 영업이익은 48.8% 뛴 479억 원을 내면서 전체 수익성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주력 사업에서는 고민이 여전한 셈이다.
지난해 LX하우시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과 비교해 11.2% 줄어든 975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신용평가는 3월28일 LX하우시스 평가보고서에서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에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2022년 하반기 이후 급감한 착공실적 등에 따라 B2B 사업을 중심으로 건축자재 부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올해부터 LX하우시스를 이끌게 된 노 사장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위기대응 경영’을 최우선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업적으로는 B2B 중심으로 내수시장이 침체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건축자재 사업부문에서 B2C 시장과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LX하우시스 건축자재 사업전략의 키워드는 신규 고객 유치와 글로벌 시장 확대로 분석된다.
국내 B2C 시장에서는 새 고객 유치로 공급을 확대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힘쓴다.
먼저 창호, 건축용 단열재, 인조대리석, 바닥재 등 주력 제품들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 소재를 적용한 차별화 신제품 출시에 힘쓴다.
특히 노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출시 뒤 크게 주목받은 창호 ‘뷰프레임’을 올해 LX하우시스 건축자재 사업부문 B2C 시장 공략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전략은 ‘뷰프레임’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구현할 수 있는 우수한 단열성능이 기반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자재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일부 제품의 성능 및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중소규모 업체 진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건축물 단열 관련 법규가 강화하는 추세에서 고단열 창호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LX하우시스의 뷰프레임은 창호 프레임을 얇게 만들어 시야를 확장하면서도 단열성을 잡은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노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특히 제품 생산부터 유통까지 이르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입지를 다져 놓은 북미에서 인조대리석의 일종인 이스톤(엔지니어드스톤)을 주력 무기로 삼는다.
LX하우시스는 2011년 미국 조지아주에 이스톤 생산공장을 설립한 뒤 2017년 캐나다 판매법인 설립, 2020년 생산라인 증설, 2023년 뉴욕 전시관(쇼룸) 개관 등 현지에서 경쟁력을 쌓는 데 공을 들여왔다.
LX하우시스에 따르면 북미 이스톤 시장에서 스페인, 미국, 이스라엘 기업들과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 LX하우시스 창호 '뷰프레임'이 시공된 거실 모습. < LX하우시스 > |
노 사장이 LX하우시스 최고경영자(CEO)로 세운 방향성은 LX그룹 전체 전략을 주력 계열사에서 직접 이행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전날 LX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 고객을 확보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며 “경쟁우위를 지닐 수 있는 차별화한 사업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2022년부터 LX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LX하우시스 대표를 겸임한다. LX홀딩스에서는 구 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갖추고 있다.
LX하우시스도 노 사장과 한주우 최고생산책임자(CPO) 부사장의 각자대표이사를 맡는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노 사장이 지주사 대표도 겸하는 만큼 제조부문 경력이 두터운 한 부사장과 각자대표체제로 경쟁력을 촘촘히 세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사장은 LX하우시스의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한 부사장은 제조부문을 담당한다.
노 사장은 LG 기획팀장,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을 지냈고 2021년 LX그룹이 출범하면서 LX홀딩스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했다. 한 부사장은 LG전자에서 창원생산그룹장, 구매센터장, 글로벌생산부문장을 거쳐 LX하우시스에서 CPO를 맡고 있다.
LX하우시스 이사회는 노 사장을 앞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LG전자 경영전략담당, LG 기획팀장 등을 역임한 전략 전문가”라며 “사업에 관한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해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