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개편 논의에도 '공정성 논란' 여전, 사외이사 연임에 비리 의혹도 해소 안 돼 '뇌관'

▲ (앞줄 왼쪽부터)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김성철 고려대 교수, 조승아 서울대 교수(사퇴), (뒷줄 왼쪽부터)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고문,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 최양희 한림대 총장,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등 9명의 현 KT 이사회 구성원. < KT >

[비즈니스포스트] KT 이사회가 사외이사 교체와 이사회 규정 재검토 등 지배구조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이사회 구성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사회 쇄신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이사회 전면 개편 요구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 사외이사 연임으로 쇄신 의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사회 비위 의혹 조사와 국민연금과의 이사회 규정 협의 결과가 향후 이사회 쇄신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10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 KT 이사회가 발표한 사외이사 선임 및 쇄신안을 두고 이사회 개편 의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사회는 지난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4명을 모두 연임시켜 ‘셀프 연임’ 논란을 빚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3명 가운데 1명만 연임시키고 나머지 2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교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의 발표는 실질적 쇄신이라기보다 기존 사외이사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절충안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임에 성공한 윤종수 이사가 기존 사외이사들이 참여한 의사결정 구조의 일원으로서 경영 혼란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만1천여 명의 KT 직원이 가입한 KT 노동조합(1노조)마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무능력과 정통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사진은 조속히 상황을 정상화하고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기존 이사를 연임시키기로 한 결정은 사외이사들의 자리 보전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존 사외이사인 윤종수 이사의 연임과 2명 사외이사 퇴임을 통해 사외이사진 전면 사퇴론을 무마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KT 사외이사진은 해킹 사고와 관련해 김영섭 현 사장이 공식 사과와 연임 도전 포기 등을 밝힌 것과 달리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해 사외이사 4명의 셀프 연임 논란과 사외이사 겸직으로 도마에 오른 조승아 이사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외이사진 전면 쇄신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K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은 긍정적이지만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의 연임 추진은 쇄신 의지를 희석시킨다”고 말했다.

또 다른 KT 관계자는 “최근 경영 위기 상황에서 기존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연임이 이뤄진 것은 내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행태로 비칠 수 있다”며 “일부만 교체하는 방식은 쇄신 의지를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KT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KT 이사회가 인사 및 조직 개편에 개입할 수 있도록 개정한 이사회 규정에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가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기로 했지만, 국민연금과의 협의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승훈 이사를 둘러싼 의혹 조사도 이사회 신뢰성을 시험하는 변수다. 이사회는 이승훈 이사를 둘러싼 인사 청탁 및 특정 기업 투자 압력 의혹을 제3의 기관에 객관적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가 미흡할 경우 논란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T 이사회 개편 논의에도 '공정성 논란' 여전, 사외이사 연임에 비리 의혹도 해소 안 돼 '뇌관'

▲ 국민연금과의 이사회 규정 개정 협의, 사외이사 비위 의혹 조사 결과, 연임 사외이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태도 등이 향후 KT 이사회 쇄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윤종수 이사 연임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입장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인사와 조직 개편 사전 승인 관련 이사회 규정 개정에 찬성표를 던진 기존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향후 논란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전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로 △ESG분야 윤종수 KT ESG위원회 위원장 겸 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 고문 △미래기술분야 김영한 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경영분야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 등 3명을 확정했다.

더불어 △국민연금과의 협의를 통한 이사회 규정 및 정관 개정 추진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 △이사회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 △대표이사 교체기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한 협력 의지 표명 △사외이사 관련 사안에 대한 제3의 독립기관 조사 실시 등 조치를 제시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