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이 DB 소속 재단과 회사의 존재를 숨기고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정황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8일 김 회장이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그 산하 회사 등 재단 2개와 회사 15개를 DB 소속 법인에서 누락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DB그룹 창업회장 김준기 검찰 고발, DB 소속 재단·회사 은폐 적발

▲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사진)이 재단과 계열사 존재를 누락하고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정황이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연합뉴스>


공정위는 김 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DB그룹은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15개 회사를 1999년 계열에서 제외한 뒤 현재까지 대기업 집단 계열사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정위는 김 회장이 이후에도 해당 회사들의 실질적 경영권을 가지고 이들이 DB하이텍 등 DB그룹 계열사를 지원했다고 봤다.

위장 계열사들은 DB캐피탈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 자신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부동산을 DB하이텍에서 매수해 DB하이텍 재무개선에 도움을 주거나, 그룹의 DB하이텍 지배를 유지하는 데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2021년 개인적으로 돈이 필요해지자 재단회사인 빌텍으로부터 220억 원을 대여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대여받은 돈을 중도 상환했다가 취소했다가 하기도 했으며 이런 과정에서 중도 상환 수수료도 내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DB 측은 재단회사를 동원해 거래할 때마다 공정위의 감시를 우려해 위장 계열사 위험을 스스로 여러 차례 분석하기도 했다.

내부 조직도에는 위장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사회복지재단을 포함시켰는데 관계사에 배포할 때는 삭제하라고 표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위장계열사는 모두 15곳으로 단일 사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의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공소시효 문제 등으로 2021년부터 5년 동안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허위 제출 행위를 고발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확인한 실제 위장계열사 은닉 기간은 2010년 이후부터 최소 15년 이상이다.

공정위가 허위 자료 제출을 이유로 총수를 고발하기로 한 것은 2025년 8월 농심 신동원 회장을 고발하기로 한 뒤 6개월 만이다.

공정위는 “고의성이 있고, 대기업 집단 시책 근간을 훼손하는 정도가 매우 커, 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