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2030년 매출 10조 원 달성이란 비전을 제시했지만, 비전 달성을 위해선 유럽 시장에서 대형 방산 수주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방산 기업들이 유럽에서 대형 계약을 잇달아 따내는 반면 LIG넥스원은 유럽에서 좀처럼 대형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며, 국내와 중동 위주로 수주 실적이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사장은 앞서 5년간 5조 원을 투자해 현재 4조 원 대 매출을 2030년까지 1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 유럽 시장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8일 방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IG넥스원은 오는 5월13~1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동유럽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 ‘흑해방위산업 및 항공우주 전시회(BSDA 2026)’에 참가한다.
회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Ⅱ’와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등 품목을 알리며, 유럽 방산 수주의 포석을 깔겠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4년 1월 루마니아 국방부와 1417억 원 규모의 신궁 발사대 54대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는 뚜렷한 수주를 따내지 못하며, 유럽 방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방산 기업의 유럽용 무기체계 수출 사업에서 일부 장비를 공급하는 형태로 유럽에 간접 수출하고 있지만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국가를 상대로 조 단위 천궁Ⅱ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대형 수주 실적은 없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4년 12월 약 19억 유로(3조3천억 원) 규모의 루마니아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사업 수주에 도전했지만, 입찰 과정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이 사업은 프랑스, 독일 기업들이 경합을 벌이다가 이스라엘의 라파엘어드밴스드시스템이 수주했다.
글로벌 방산전문 매체 디펜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정부는 오는 3월 말까지 중거리 방공시스템 공급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유력 사업자 후보로 미국의 레이시온, 프랑스·이탈리아의 유로삼, 이스라엘 라파엘첨단어드밴스드시스템 등이 거론될 뿐, LIG넥스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9월23일 열린 LIG넥스원 글로벌데이에서 2030년 글로벌 방산기업 20위권 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LIG넥스원 >
3대 미래 혁신 방향으로 △통합 대공망 솔루션을 통해 북아프리카-중동-아시아를 잇는 ‘K대공망 벨트’ 실현 △무인화 솔루션 확보 △대공·무인체계 중심의 수출국 확장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동과 국내 사업에 편중된 수주 구조를 유럽으로 확장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LIG넥스원의 아시아·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해외 1·2 사업부에 비해 미주·유럽 등을 담당하는 해외 3·4부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회사의 수주잔고는 2025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사업 9조 원, 해외 사업 14조5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중동 국가 대상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관련 수주액이 10조 원이다.
앞서 LIG넥스원은 2025년 9월 독일 뮌헨에 현지 기업과 연구개발 협력, 생산·마케팅 거점 역할을 할 유럽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 또 루마니아에서도 현지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프랑스 에어버스디펜스앤스페이스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에 이르는 통합방공 체계 수출에 손을 잡는 등 유럽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LIG넥스원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3094억 원, 영업이익 3231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31.5%, 영업이익은 40.6% 각각 늘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