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은퇴 전 '마지막 업적' 쌓는다, "옥시덴탈 석유화학 사업 인수 임박"

▲ 워런 버핏 회장이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옥시덴탈 석유화학 사업부 인수로 CEO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 대규모 사업 결정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회장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대형 석유업체 옥시덴탈의 석유화학 사업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규모 인수합병은 올해 95세의 나이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워런 버핏 회장의 마지막 주요 업적으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30일(현지시각)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버크셔해서웨이가 옥시덴탈 석유화학 사업부를 100억 달러(약 14조9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옥시덴탈은 미국의 대형 정유사로 버크셔해서웨이가 현재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이번 인수합병은 버크셔해서웨이가 2022년 이후 추진하는 가장 큰 규모의 거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며칠 안에 계약이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는 워런 버핏 회장이 버크셔 해서웨이 CEO로서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규모 사업적 결정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은 올해 말 버크셔해서웨이 CEO에서 물러나 그렉 아벨 부회장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다만 회장직은 유지한다.

옥시덴탈은 최근 재무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매각은 부채 상환을 위한 현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반면 버크셔해서웨이는 6월 말 기준으로 3440억 달러(약 484조7천억 원)에 이르는 현금 및 국채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런 버핏 회장은 올해 초 “현금성 자산보다 훌륭한 기업을 보유하는 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합한 매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기간 인수 대상을 물색해 온 결과 옥시덴탈의 석유화학 사업이 마침내 버핏 회장의 눈에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옥시덴탈의 석유화학 사업부인 옥시켐은 수처리 염소화, 배터리 재활용, 제지 공정 등에 사용되는 여러 화학제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옥시켐 인수가 버핏 회장의 두 번째 대형 화학업종 투자 사례라고 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11년 화학기업 루브리졸을 약 100억 달러에 인수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마지막으로 추진한 대형 인수합병은 2022년 손해보험사 알레게니를 116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버핏 회장은 2019년부터 옥시덴탈의 다른 정유사 인수 과정에 버크셔해서웨이의 자금을 대며 협력 관계를 맺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후 옥시덴탈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는 약 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