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세가 전한길씨를 등에 업은 '장동혁 돌풍'으로 요동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과반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장동혁 후보의 추격세가 거세지며 양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전한길 효과' 심상치 않은 장동혁 돌풍, 국힘 김문수 '대선 후보=당대표' 공식 깨지나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과 장동혁 후보. <연합뉴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장 후보가 추월한 결과까지 나타나며 '대선 후보=당대표' 공식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18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김 후보와 장 후보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 선거에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 80%, 일반 여론조사 결과 20% 비율로 반영한다. 하지만 일반 여론조사는 전체 유권자가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과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을 기준으로 한다. 

이를 반영할 경우에는 구체적인 비율은 다르지만 김 후보가 1위, 장 후보가 2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 국민의힘 쪽은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김 후보와 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당대표 경선은 22일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나흘 뒤인 26일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을 진행한다. 

현재까지 김 후보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승리를 확정할 만큼의 우위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김 후보 측은 '결선 없이 끝낸다'는 목표를 내놓았지만 장 후보 측은 강성 당심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필두로한 현역 의원 지지를 앞세워 막판 추격에 나선 모양새다.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선 것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대선에서 패한 정당의 대선 후보가 당권을 잡는 흐름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017년 대선 패배 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로 선출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더불어민주당 당권을 잡았다.

실제 김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은 듯 보였다. 하지만 장 후보가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는 이미 장 후보가 김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왔다.

미디어토마토가 14일 발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를 보면 보수층에서 장 후보 31.3%, 김 후보 27.3%, 조 후보 14.3%, 안철수 후보 10.4%로 집계됐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13일 발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장 후보 40.5%, 김 후보 27.7%, 조 후보 10.1%, 안 후보 9.0%로 집계됐다. 장 후보는 직전 조사(6일 발표) 대비 9.4%포인트 상승한 반면 김 후보는 11.0%포인트 하락했다.

그 밖에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은 여론조사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결과 뒤에는 강성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전씨는 장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전씨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김문수 후보나 장동혁 후보나 모두 다 훌륭하다"면서도 "제가 운영하는 '전한길뉴스' (시청자들에게) 물으니 90% 가까이가 장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며 지지하는 응답을 했다. 그 뜻을 대신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한길 효과' 심상치 않은 장동혁 돌풍, 국힘 김문수 '대선 후보=당대표' 공식 깨지나

▲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시작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근식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전달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어 "장 후보는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아스팔트로 나간 애국시민들을 외면해서 되겠냐'고 말했다. 장 후보의 연설을 울면서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장 후보는 각각 이번달 7일과 지난달 31일 전씨 등이 주최한 자유우파 토론회에 직접 출연해 사실상 '면접'을 치뤘다. 

이 과정에서 장 후보는 다른 후보보다 빨리 전씨와 손을 잡았다. 장 후보는 7월15일 열린 토론회에 전씨와 보수 유튜버를 초대하기도 했다.

전씨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모든 관심을 독식하고 있다. 연설회 소동과 방송 발언으로 이목을 끌며 '전당대회'가 아닌 '전한길 대회'라는 자조까지 나오는 등 당대표가 후보가 아니면서도 전당대회 흐름을 좌우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김진욱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전한길 대회'"라며 "전한길을 빼놓고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얘기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씨가 장 후보가 노리는 '대역전극'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전씨의 장 후보 공개 지지 발표의 영향력을 묻자 "그렇게 큰 영향력이 없다"며 "전한길이라는 분이 등장을 해서 하나의 정당사에 주인공이 되고 부각이 된다고 하는 것은 '우리 당이 그만큼 허약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에서 인용된 첫 번째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에서 뉴스토마토 의뢰로 진행됐으며 지난 11일과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두 번째 여론조사는 코리아정보리서치에서 천지일보 의뢰로 진행됐으며 지난 11일과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RDD(임의전화걸기)·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