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에 피소, 미국 규제 '보복' 시각

▲ 미국 상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중국에서 기술 특허화 관련한 소송을 당했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에 보복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어플라이드머리티얼즈 반도체 장비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이 미국 경쟁사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를 상대로 기술 탈취를 주장하며 지식재산(IP)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및 기술 수출 규제에 보복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블룸버그가 입수한 문서를 보면 중국 이탕(E-타운) 반도체과학기술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를 상대로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탕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처리하는 데 쓰이는 플라즈마 관련 핵심 기술을 불법적으로 확보해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이탕의 미국 자회사에서 두 명의 직원을 영입한 뒤 이들이 발명자로 등재된 기술 특허를 중국에 출원했다는 점이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이탕은 해당 기술 특허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공개한 행위라며 “중국의 공정거래 규정을 위반하고 금전적으로 중대한 손실을 불렀다”고 명시했다.

또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관련 기술 사용을 중단하고 자료를 파기하는 데 이어 1억 위안(약 192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청구했다.

중국 법원은 해당 사건을 접수했다. 아직 재판은 시작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안이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기술 경쟁을 보여주는 새로운 단면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반도체 장비는 양국의 기술 대결과 무역 전쟁에 핵심 영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수 년에 걸쳐 자국 및 일본과 네덜란드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할 수 없도록 규제를 점차 강화해 왔다.

블룸버그는 결국 이탕의 소송 제기도 “미국을 겨냥한 보복 차원의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