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헌법재판소가 터기 정부에 대해 트위터에 이어 유튜부 접속금지도 해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터키를 외부와 단절해 여론통제를 하려고 했던 에르도안 총리는 단단히 망신만 당한 꼴이 됐다.

  터키 헌법재판소 "유튜브 차단은 위헌" 결정  
▲ 에르도안 터키 총리
터키 헌법재판소는 29일 유튜브 접속을 차단한 행정조치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유튜브가 제기한 소송에서 전면차단은 헌법에서 보장한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차단을 해제하라고 판결했다.

터키 정부는 그동안 지방법원과 행정법원이 유튜브 접속금지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는데도 계속 유투브를 차단해왔다.

앙카라 지방법원은 지난달 유튜브 접속을 전면 차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사회의 근본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접속을 허용하라고 결정했다. 앙카라 행정법원도 유튜브 접속을 차단한 행정조치를 해제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이번 헌번재판소의 결정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총리가 유튜브를 차단한 것은 유튜브에 에르도안 총리의 비리를 폭로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25일 유튜브에 에르도안 총리의 목소리가 실린 파일이 올라왔다. 이 파일에 총리가 아들에게 집에 있는 거액의 현금을 은폐하라고 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에르도안 총리 측에서 즉시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에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글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에르도안 총리는 3월 27일 유튜브 접속을 차단했다.

트위터도 유튜브와 같은 상황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3월23일 트위터를 차단했다. 트위터가 에르도안 총리의 비리와 관련된 내용이 실린 링크들을 삭제하지 않자 차단조처를 취한 것이다. 터키 정부는 트위터의 차단조처를 해제하라는 행정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헌법재판소에서 지난달 3일 트위터 차단 해제를 결정하자 그뒤 2주 만에 차단을 풀었다. 트위터에 대한 차단조처는 4월4일 해제됐다.

그러나 에르도안 총리는 자신의 부패의혹을 퍼뜨리고 있는 트위터 2개 계정에 대해서 여전히 차단하고 있다. 2개 계정 차단에 대해 트위터도 수용하고 있어 트위터가 터키 정부와 타협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정부의 요청만으로 접속보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터키 법원의 명령 등 정당한 절차로 차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3월 말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의 압승을 이끌었고 오는 8월 사상 첫 직선제로 치르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