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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양원 탈환에 텍사스 주지사 교체, 1호 대미투자부터 '집행·회수' 차질 가능성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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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고 한국의 첫 대미 전략투자 사업이 추진되는 텍사스주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대미투자의 추진 여건에 변화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의회와 주정부의 권력 교체가 이번 투자사업의 인허가와 비용, 추진 일정 등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다. 대미투자 약속을 이행하면서 미국의 정책 변화나 사업 지연이 투자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업별 집행 조건과 수익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양원 탈환에 텍사스 주지사 교체, 1호 대미투자부터 '집행·회수' 차질 가능성
▲ 미국 중간선거에 따른 의회·주정부 권력 교체로 한국의 대미투자 사업에 인허가와 추진 일정, 투자금 회수 등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가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 <연합뉴스>

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간한 '202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미국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관세정책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에 근거한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이 여전히 유지되고 민주당이 이를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 등에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3일(현지시각)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되찾았다.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예산 심의와 청문회·조사 등을 통한 행정부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이날 YTN '뉴스특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큰 외교·안보, 통상 분야의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에 대미투자를 더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합의하고 미국이 예고했던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해당 관세는 무효화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한시 관세를 부과했으나 지난 7월 종료됐다. 대신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치로 한국산 일부 품목에 기본관세와 추가관세를 합쳐 12.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도 유지되고 있으며, 구조적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에 따른 추가 관세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미투자 이행 부담과 관세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는 투자사업의 실제 추진 여건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코트라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텍사스·조지아 등 공화당이 보유했던 5개 주지사직을 확보하면서 지역별 경제·산업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정책 변화는 기존 법률·예산과 주의회 구성, 주지사의 권한에 따라 달라지며 기업 지원과 인허가 등 사업 여건에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의 제1호 전략투자 사업이 추진되는 텍사스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를 꺾고 당선됐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노호사 당선인은 주민 보호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신규 사업 승인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애벗 현 주지사도 앞서 신규 전력망 연결과 환경 인허가를 일시 중단한 만큼 새 주정부가 기존 규제를 얼마나 유지하거나 강화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실제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움직임은 미국 전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당선이 유력한 주지사 후보 36명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34명이 데이터센터 개발 중단이나 전기요금·환경 관련 규제 등 최소 한 가지 제한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명은 데이터센터 개발의 일시 중단을 요구했다.

산업통상부가 지난달 1일 발표한 제1호 전략투자 사업은 총사업비 223억 달러 규모의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다. 약 6472MW(메가와트) 용량의 발전소를 건설해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며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발전소의 수익성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연계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개발 일정이나 인허가 조건이 변경되면 발전사업의 비용과 수익 전망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우정엽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에 대미투자를 요구하면서 제시한 인허가와 토지 지원 등에는 주정부 권한에 해당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유지되더라도 주정부의 정책 방향과 연방정부와의 협조 관계에 따라 투자사업의 추진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미국 민주당 양원 탈환에 텍사스 주지사 교체, 1호 대미투자부터 '집행·회수' 차질 가능성
▲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10월 텍사스 발전사업과 함께 미국 대형원전 8기 건설 협력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검토 계획도 발표했다. 원전은 포괄적 협력체계에 합의한 단계이며, 알래스카 LNG는 사업성을 검토해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장기간 추진되는 에너지 투자사업은 인허가나 공사 일정이 늦어지면 금융비용과 건설비가 늘어나고 투자금 회수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사업별 진행 상황에 맞춰 자금 집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대미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3500억 달러 가운데 2천억 달러 전략투자의 연간 납입한도를 200억 달러로 정하고 사업 진척에 맞춰 자금을 투입하도록 했다. 미국도 전력·용수 공급과 인허가 절차 가속화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지난 10월에는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양국 정부가 사업계획과 예산, 수익배분 비율 등의 조정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운영계약에 반영하기로 했다. 전체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개별 사업의 한미 수익배분 비율을 5대 5로 유지해 특정 사업의 수익 부진을 다른 사업의 수익으로 보완하는 구조도 마련했다.

정부는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 등에 대한 정보권과 주요 사업 변경에 관한 동의권도 확보했다. 다만 사업계획 조정에는 양국 정부의 협의가 필요하고 여러 사업의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되면 손실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실제 사업 관리가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투자 요구에 대응하면서 의회·주정부와 협력 기반을 넓히고 사업별 인허가·공정과 자금 집행을 연계해야 하는 과제를 새롭게 안게 됐다. 확보한 정보권과 사업계획 조정 장치를 활용해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대미투자 약속의 이행과 투자금 회수를 함께 뒷받침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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