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재만 서리풀 총통합 주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위원장이 29일 청와대 사랑채 동측에서 열린 집회에 개회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염규봉 서리풀 총통합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동측에서 열린 집회에서 3기 신도시 여러 지역의 공공택지 대책위원회와 함께 집회를 연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렇듯 공공주택 관련 개별 사업지의 대책위들이 연대 범위를 넓혀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면서 이성훈 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속도감 있는 주택 공급을 이루려면 주민들과 갈등 해소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청와대 사랑채 동측에서는 서울 서초구 서리풀1·2 공공주택지구 대책위원회뿐만 아니라 오산세교3, 화성진안, 평택지제, 남양주왕숙, 의왕 오전왕곡, 김포 한강2, 구리 토평2 등 전국 8개 사업지 대책위에서 약 500명 정도가 모여 자신들의 요구를 알리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서울의 대표적 공공주택 공급 대상지역인 서리풀1·2 공공주택지구의 대책위원회가 다른 지역과 연대 범위를 넓혀 단체행동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주택 사업 조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며 토지 보상 지연과 이주 갈등으로 사업 추진 일정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리풀지구는 서울권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상징적 사업지로 여겨진다. 1·2지구에 모두 2만 호 규모의 주택공급이 계획돼 있다. 이는 2025년 서울 지역 연간 착공 실적의 62.3%에 해당하는 규모다.
LH는 서리풀 지구를 비롯해 8개 수도권 공공주택 사업지에 모두 20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이번 집회에서 나타난 것처럼 주민들과 갈등 해결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 28일 경남 진주 본사 사옥에서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보상실무자 현안 회의’를 주재했다.
이 사장은 이번 회의에서 3기 신도시 및 신규 공공택지 개발 사업에서 주민 보상 절차를 줄여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등 주로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이 사장은 속도감 있는 주택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뒤 첫 행보로 서리풀지구를 방문했을 때도 착공 일정을 1년 이상 앞당길 것을 현장 관계자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서리풀지구 착공을 2028년으로 앞당긴다면 이 사장은 2029년 7월까지인 임기 내에 서울에 2만 가구 주택 착공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도 있다.
다만 서리풀지구 총통합 주민대책위원회 생각은 이런 LH의 목표와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염규봉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비즈니스포스트에 “이성훈 사장은 우리를 만나주지도 않는다”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도 직접 만나자고 해도 만날 수 없었다”며 소통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토교통부와 함께 민관공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책위와 면담도 주기적으로 하며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에서는 이성훈 사장과 직접 소통을 원하고 있지만 LH에서는 공식 기구를 통한 협의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서리풀지구 주민들은 LH를 상대로 공공임대 비율 조정과 원주민 재정착 대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리풀1·2지구에 공급할 2만 가구 가운데 55%가 신혼부부에게 장기 전세 형태로 공급될 계획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별도로 조성될 공공임대 물량까지 더해지면 임대주택 비율은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 서리풀지구 통합연대 대책위원회(주황색)와 오산세교3 비상대책위원회(파란색), 의왕 오전왕곡지구 연합주민대책위원회(빨간색) 등 500여 명이 29일 청와대 사랑채 동측에서 집회를 가졌다. <비즈니스포스트> |
주민들이 요구하는 재정착 대책과 관련해서는 공공주택 건설을 위한 강제수용 토지에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등의 개선 방안이 마련돼 있다.
LH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주민 요구와 관련해 우리가 단독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들이 많지 않다”며 “많은 부분 국토교통부에서 결정해야 하는 내용들이라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훈 사장은 국토교통부뿐 아니라 청와대와 주택공급과 관련한 원활한 소통에 강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은 1996년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국토부 관료 출신이다. 국토부에서 재정담당관·물류시설정보과장·도로운영과장·부동산개발정책과장·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등을 두루 거쳤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정부 부동산 실무 정책을 조율해 오다 올해 7월 공공주택 공급 확대라는 과제를 안고 LH 사장에 임명됐다.
이 사장은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공공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주민의 요구를 취합해 반영할 부분에 대해 정부와 다각도의 협의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서리풀 총통합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번 집회를 계기로 정부와 관계기관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협의를 통해 합리적 공급계획과 보상제도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H는 서리풀 1지구와 관련한 보상 계획을 곧 공고하기로 했다. LH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보상 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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