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연수 한컴 대표가 29일 경기 성남시 한컴타워에서 열린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AI 업무 플랫폼 '노마디안' 개발 현황과 미국 진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메타의 AI 비서 '뮤즈'와 달리 여러 AI 에이전트가 팀을 이뤄 업무를 수행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가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노마디안의 미국 시장 안착과 유료 고객 확보가 해외 사업 체질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김 대표는 경기 성남시 한컴타워에서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개발 현황과 미국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
노마디안은 영업과 마케팅, 데이터 분석, 고객 지원 등 업무를 맡은 AI 에이전트 12종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팀 리더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 '아라'가 사용자 요청을 팀원에게 배분하고 결과물을 점검한다.
김 대표는 오는 11월17일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노마디안을 현지 처음 공개하고, 12월15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7년 3월에는 글로벌 상용 서비스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선다.
김 대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과 책임을 나눠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메타가 9월 공개한 소상공인용 AI 비서 '뮤즈'는 하나의 AI 에이전트가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돼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반면 노마디안은 AI 에이전트 직원들이 조직처럼 협업하고, 한컴의 문서 기술을 활용해 보고서와 스프레드시트 등 완성된 결과물까지 제공한다. 3차원 가상 사무실에서 AI 직원들의 업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회사의 경영자, 특히 1인 창업자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조직 운영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 김연수 한컴 대표가 29일 경기 성남시 한컴타워에서 열린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AI 업무 플랫폼 '노마디안'을 시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국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먼저 서비스를 출시하면 한국의 업무 환경에 맞춰 제품이 개발돼 이후 해외 진출 과정에서 다시 현지화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면 처음부터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컴은 미국의 1인 창업가와 10인 미만 소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초기 공략 대상은 약 521만 곳으로, AI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1인 사업체 489만 곳과 AI를 이용하는 소기업 32만 곳을 합산한 수치다.
현지 사업화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10주간 공동 구축 프로그램 '코랩(CoLab)'을 진행하며 제품 고도화와 가격 정책,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AWS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통한 판매망 확대도 추진한다.
미국 현지 기업 비주얼피즈(VisualFizz), 클리킷(ClickIT), 태스크어스(TaskUs)와도 각각 마케팅, 서비스 운영, 고객 지원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김 대표가 미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국내 문서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바꾸려는 구상이 자리 잡고 있다.
한컴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매출 1835억6800만 원 가운데 수출액은 15억8600만 원으로 전체의 0.86%에 그쳤다. 핵심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출 비중도 0.68%에 불과했다.
한컴이 이날 제시한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0.3%다. 이를 2028년 40%, 2030년 50%까지 끌어올리고 2028년까지 노마디안 유료 고객 50만 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김 대표는 "2030년까지 매출의 절반은 해외에서 창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5월 AI 에이전트 운영체제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7월에는 36년 동안 사용한 '한글과컴퓨터'라는 사명을 '한컴'으로 변경했다.
그는 "36년 전 오피스 소프트웨어 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매출 구조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무게 중심이 AI로 많이 바뀌었다"며 "갑자기 이뤄진 변화가 아니라 그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한컴은 올해 별도 기준 매출 2100억 원과 영업이익 600억 원, 비오피스 매출 비중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사업구조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 김연수 한컴 대표가 29일 경기 성남시 한컴타워에서 열린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내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한컴은 2027년 노마디안의 월 구독료를 40달러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이용량에 따라 요금제를 차등화하고 업무 특성에 맞는 AI 모델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서비스 이용량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노마디안의 2028년 유료 고객 목표는 50만 명"이라며 "미국은 출발점일 뿐, 무대는 세계 시장인 만큼 보수적으로 잡은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노마디안은 빅테크보다 앞서 AI 에이전트의 역할과 책임(R&R) 운영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며 "핵심 기술을 국내외 특허로 묶어 후발주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해자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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