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을 이끌어온 증권에 이어 은행도 회복에 동참하면서 그룹의 이익 기반이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뒤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이 회장이 전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2026년 제2차 농협금융 사업전략·시너지 추진협의회를 주재하는 모습. < NH농협금융지주 > |
28일 농협금융은 2026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2조5278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보다 11.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조5112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취임 첫해 최대 실적을 거둔 이 회장이 올해는 기록 경신 시점까지 앞당긴 셈이다.
이번 실적은 연말 인사를 앞두고 현 경영진의 성과를 확인할 마지막 주요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27년 2월2일까지다. 농협금융은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11월 초 회장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할 예정으로 차기 회장 인선 논의를 앞두고 있다.
자회사 경영진 인선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7곳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농협금융은 이 회장에 앞서 회장을 맡은 7명 가운데 김용환·김광수 전 회장만 연임했을 정도로 연임 사례가 드물다. 다만 최대 실적을 이어온 성과는 이 회장의 연임 판단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도 수익성을 회복하며 그룹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752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했다. 기업금융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충당금 부담 완화에 힘입어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순이익 감소에서 벗어났다.
상반기에는 농협은행이 부진한 사이 NH투자증권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면서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가 1977억 원까지 좁혀졌다. 이에 비은행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그룹의 안정적 수익 기반인 은행을 회복시키는 일이 이 회장의 과제로 꼽혔다.
농협금융은 범농협의 핵심 수익 축으로 농업·농촌 지원 재원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농업인 지원과 자체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만큼 시장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이익 기반이 중요하다.
증권 실적은 증시 거래대금과 투자심리 등 시장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은행이 꾸준히 이익을 내며 그룹 실적의 변동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34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3% 증가하며 그룹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이 순이익 증가로 돌아서면서 그룹의 이익 기반이 한층 단단해진 셈이다.
다만 은행의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건전성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0.54%,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3%로 6월 말보다 각각 0.01%포인트 상승했다. 두 지표 모두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하나은행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각각 0.51%, 0.48%였고 우리은행은 0.46%, 0.38%, 신한은행은 두 지표 모두 0.29%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농협은행은 3분기 충당금 768억 원의 순환입이 이익을 뒷받침했다.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 부담이 다시 커지면 수익성 회복에도 제약이 될 수 있는 만큼 부실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험 계열사의 부진도 남은 과제다. 농협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8% 감소했다. 농협손해보험도 누적 순이익이 22.1% 줄어든 950억 원에 그쳤다.
| ▲ NH농협금융지주가 증권 호조와 은행 회복에 힘입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다. < NH농협금융지주 > |
이 회장은 계열사별 수익성 개선과 협업 강화를 통해 그룹의 지속적 성장 기반을 다지려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날 열린 ‘2026년 제2차 사업전략·시너지 추진협의회’에서 2027년을 ‘농협금융 시너지 2.0 시대’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내년 사업전략의 핵심 키워드로는 ‘연결·디테일·진화’를 제시했다.
그룹 안팎의 협업을 확대하고 정교한 고객 분석과 취약사업 진단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기존 관행을 깨는 사업모델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에서다.
이를 위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의 연계 사업을 활성화하고 취약사업 개선과 운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협업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조직과 소통, 평가체계도 전반적으로 정비한다.
이 회장은 협의회 개최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금융거래는 매일 일어나지만 금융사 앱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며 “틀을 깨고 금융만이 아니라 비금융 플레이어와의 협업을 확장해 우리가 고객의 삶 속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신뢰 금융,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혁신기업으로 자금의 물꼬를 트는 생산적 금융, 모든 자회사가 지역사회 및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 금융을 3대 핵심 실천방향으로 삼아달라”고 덧붙였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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