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이 6일 워싱턴 D.C.에서 기자단과 대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정부 합류 전 로비 업체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의 공동 대표를 지냈고, 이 업체가 트럼프 당선 직후 주미 한국대사관과 로비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 로비와 연결된 인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 한국의 입장을 관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8일 홍콩의 국제정치 및 경제 전문지 아시아타임스는 미국 탐사보도 기자 브로디 멀린스가 최근 공개한 조사를 인용해 “한국 정부와 관련 기관·기업이 2016~2025년 사이 미국에서 로비와 영향력 확대를 위해 3억63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브로디 멀린스 기자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의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신고 자료 집계를 바탕으로 위와 같은 수치를 내놓았다.
지난 10년 동안 지출한 로비 금액 가운데 2억3600만 달러(약 3150억 원)는 한국 정부와 관련 공공 기관이 부담했다.
구체적으로 2021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8500만 달러(약 1140억 원), 한국관광공사는 3310만 달러(약 443억 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1540만 달러(약 206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약 1천만 달러(약 134억 원)의 지출을 신고했다.
기업들도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별도로 로비 활동을 벌였다.
2024년 기준 삼성은 698만 달러(약 93억 원), SK그룹은 559만 달러(약 75억 원), 현대자동차그룹은 328만 달러(약 44억 원)를 각각 지출했다.
이들 기업은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이 아닌 로비공개법(LDA)에 따라 지출 내역을 신고하므로 위 3억6300만 달러와는 별도로 집계된다.
아시아타임스는 “한국은 로비 지출 규모에서 꾸준히 상위 10위권에 들었다”며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약 10배 큰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측은 다수 로비 업체와 대리인을 통해 미국 정·관계 접촉을 확대했다.
멀린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을 위해 일한 워싱턴 로비 업체는 29곳, 등록된 외국 대리인은 180명이 넘었다.
로비스트들은 정치자금 기부와 의회 인사 접촉도 활용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이 고용한 한 로비스트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연방 의원과 정치활동위원회(PAC)에 48차례 기부했다.
그러나 아시아타임스는 하원 법사위원회 보고서를 고려하면 막대한 로비 지출이 한국의 이해를 미국 의회에 관철하는 데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시각을 전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참여하는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7월1일 발표한 중간 실무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고서는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국 정부의 강압적인 조사 방식과 과도한 규제, 대규모 과징금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하원 법사위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한국 정부가 처리한 방식을 둘러싸고 지난 2월 조사를 시작해 위와 같은 보고서를 펴냈다.
아시아타임스는 “한국의 로비 활동은 그동안 자주 언급되는 주제가 아니었다”며 “이제는 그 규모를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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