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날 국정감사장의 쟁점은 해킹 사태에 국한되지 않았다. 우대금리 축소에 따른 이자장사 지적부터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 문제까지 다뤄지면서 5대 은행장 모두 의원들의 강한 질타에 진땀을 흘렸다.
| ▲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
19일 금융감독원 대상으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5대 시중은행장이 국감장 증인으로 채택된 건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2022년에는 횡령·유용·배임 등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면서 5대 은행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NH농협은행에서는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이 대신 참석했다.
이번에는 금융권 해킹 사태가 5대 은행장을 국정감사장으로 불러들인 배경이 됐다.
그런 만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이날 증인 발언대와 좌석을 오가며 가장 바삐 움직였다.
5대 은행 가운데서 신한은행의 정보 유출 피해 규모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10월1일 신한은행이 약 2만5천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알렸다. 바로 다음 날 KB국민은행에서 119명(153건), 하나은행에서 89명, 부산은행에서 11명 등 정보 유출 사고가 추가로 파악됐다.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신한은행 정보유출 사고 발생 전후 기간을 확인한 결과 10월14일 기준 16개 금융회사에서 해킹 등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정보량은 약 10만 건이다. 성명,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도 포함된다.
5대 은행장을 향해 첫 질문을 한 김재섭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다른 은행이 잘못이 없어서는 아니고 가장 피해가 큰 신한은행 중심으로 물어보겠다”며 정상혁 행장을 증인으로 콕 짚어내기도 했다.
다른 의원들도 이번 해킹 사태와 관련해서는 신한은행의 피해 규모와 관련해 정상혁 행장을 질타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신한은행의 피해가 다른 금융사보다 유독 큰데 보안예산 규모는 꼴찌”라며 “돈은 많이 벌고 싶은데 고객정보 보호 책임은 제대로 지지 않겠다라는 뜻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상혁 행장은 “미흡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정보보호 투자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도 정상혁 행장을 이번 해킹 사태의 대표격으로 증인석으로 불렀다.
한 의원은 “고객정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내부통제 관리 책임도 미흡한 행장이 있다면 연임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정상혁 행장은 “지금 당장 연임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다”며 “피해자 구제나 재발방지 대책 등에 전념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날 국정감사에서 진땀을 흘린 것은 정상혁 행장만이 아니다.
이환주 행장은 우대금리 축소 문제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5대 은행의 가산금리 자료를 제시하면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우대금리를 줄여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국민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산금리에서 법정비용을 제외하도록 은행법을 개정했는데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우대금리를 조정한 결과 국민들이 가산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환주 행장은 이에 “우대금리 축소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세부 데이터는 양해를 해 주시면 관련 부서와 협의해 별도로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무위원장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은행장이 우대금리 정책도 모르고 행장을 하는 것이냐”며 “국민으로부터 이자를 통해서 고혈을 빨겠다는 뜻이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 ▲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홍배 국회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
이호성 행장은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질문을 받으면서 난감한 상황을 마주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하나금융지주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한 일을 들면서 이호성 행장에게 국민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는지 물었다.
하나금융은 재임 중 70세를 넘긴 이사의 임기를 보장하도록 2024년 12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결과적으로 함영주 회장은 2025년 3월 이사회에서 받은 3년 임기를 모두 지낼 수 있게 됐다. 기존 규범에서는 3년을 채울 수 없었다.
이에 이호성 행장은 “지주 이사회 관련한 일은 저의 소관이 아니다”며 “답변 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호성 행장은 하나금융그룹 경영진이기는 하나 지주 이사회 구성원은 아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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