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12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 화석연료 수요가 줄면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각)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기후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부터 주도한 미국과 이란 전쟁이 8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석유와 가스 수요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휴전 및 종전 협상에도 강경한 태도를 앞세우면서 중동의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당초 2026년 전 세계 일일 석유 수요가 2025년 대비 93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자 9월에는 2026년 수요가 2025년보다 25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정반대의 예측을 내놓았다.
증권사 모간스탠리도 9월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석유 수요가 2025년 대비 일일 241만5천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해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내연기관 차량 대신 전기차의 수요가 높아지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1분기와 비교해 약 35% 늘었다고 분석했다. 2025년 2분기와 비교하면 4% 증가했고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 안팎을 기록했다.
| ▲ 12일(현지시각) 오만 해안쪽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
영국 기후단체 카본브리프의 10월 보고서를 보면 미국과 이란 전쟁은 2026년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보다 0.5%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됐다.
카본브리프는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내년 또는 그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천연가스 발전 등에 의존이 높았던 국가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면서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본브리프는 "지금의 위기는 단기적 화석연료 사용 감축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산업 지원과 탄소감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또한 미국의 전기 요금을 낮추고 에너지 공급망을 안정화하려면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앞세웠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사만다 그로스 에너지 안보 및 기후 이니셔티브 디렉터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탄소 감축이 가속화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롭 잭슨 미국 스탠퍼드대 기후학자도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와 달리 '기후 대통령'처럼 보이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전 세계에서 친환경 에너지 확산을 추진하는 세력은 결국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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