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정치·사회  정치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9월 시한' 넘길 듯, 네카오·금융권은 법보다 먼저 뛴다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정부·여당이 9월 안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안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목표 시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여권 안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발행할 것인지, 가상자산거래소 지배구조를 어떻게 규율할지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네이버와 카카오, 주요 금융그룹 등 시장 참여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이후를 겨냥해 지갑과 결제·정산, 해외송금 등 사업 기반을 차곡차곡 구축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9월 시한' 넘길 듯, 네카오·금융권은 법보다 먼저 뛴다
▲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과 여야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상정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와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 검토안의 최종 조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은 8월24일 금융위 안을 토대로 당정 통합안을 마련해 9월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민주당 디지털자산TF에서도 하반기 기본법 통과를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하지만 금융위 검토가 계속 길어지면서 입법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위 검토가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주체가 꼽힌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은행들이 발행법인의 지분 과반을 확보하는 이른바 ‘50%+1주 방식의 컨소시엄’이 주요 대안 가운데 하나로 논의돼왔지만, 다른 쪽에서는  비은행과 핀테크에도 발행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은행 중심 발행을 주장하는 쪽은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로 환매될 경우 지급결제망과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존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와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핀테크·디지털자산 업계와 정치권 일부에서는 충분한 준비자산과 상환의무, 자본요건을 갖춘 사업자라면 비은행에도 발행을 허용해야 경쟁과 혁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선택한다고 해도 실제 지분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별도 과제다. 

현행 은행법은 개별 은행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원칙적으로 15% 초과해 보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여러 은행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방식이나 법상 허용되는 예외요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도 남은 쟁점이다. 국회에서는 기간을 두고 대주주가 지분을 단계적으로 처분하도록 하거나 일정 비율을 넘는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런 진입규칙을 놓고 검토를 거듭하는 동안 민간은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9월 시한' 넘길 듯, 네카오·금융권은 법보다 먼저 뛴다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개회를 기다리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는 이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된 이후를 상정해 지갑부터 송금·결제·정산까지 이어지는 기술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기존 카카오페이머니 지갑을 스테이블코인 등 온체인 자산까지 담을 수 있는 통합형 디지털자산 지갑으로 확장하는 기술실증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자산의 송금과 결제, 정산 기능을 검증했고 카카오뱅크도 은행 수준의 보안과 규제요건을 적용한 지갑 연동 및 안정성 테스트에 참여했다.

카카오페이의 기존 지갑 이용자는 약 4300만 명에 이른다. 제도화가 이뤄질 경우 새 서비스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결제 플랫폼에 디지털자산 기능을 얹을 수 있는 기반을 시험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번달 15일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이용자가 지정한 한도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하는 에이전틱 결제 기술의 개념검증도 마쳤다. 지갑 연동부터 결제·정산, 잔액과 한도 관리, AI 에이전트와의 통신까지 결제 과정 전반을 시험했다. 

네이버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검색·커머스와 네이버페이(Npay) 결제망, 두나무의 블록체인·가상자산 유통 인프라가 결합하면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결제에서도 사업 확장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컨대 아직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발행하고 어떤 사업자가 어느 범위까지 취급할 수 있는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이미 지갑→송금·결제→정산→AI 자동결제까지 실제 사용 단계의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제1 금융권도 제도화 이후를 기다리기보다 기술과 사업 기반을 먼저 확보하고 있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은 독자 기술개발과 함께 가상자산거래소,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업체 등과 제휴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결제·송금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KB금융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에서 결제·정산과 해외송금까지 이어지는 통합 기술검증 체계를 구축했다. 

우리금융 역시 외부 플랫폼을 확보하기보다 관련 기술과 운영 역량을 내부에 축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기업간 디지털 결제, 무역금융, 디지털자산 지갑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비트고 등 디지털자산 사업자와 협력하면서 발행·유통과 해외송금, 커스터디까지 이어지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국내 논의의 초점은 ‘도입 여부’에서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할 것인가’로 넘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국회가 규칙을 확정하지 못한 사이 빅테크와 금융회사들은 법 제정 이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사업 파트너를 먼저 확보하는 모습이다. 권석천 기자

최신기사

카카오 6년 늦은 '유료 구독' 시장 참전, 정신아 커머스 약점 딛고 네이버·쿠팡 따라..
반얀그룹도 파르나스도 강원도 고급호텔 격전지로, 동해 내국인 받치고 외국 관광객 보탠다
메리츠증권 발행어음 인가로 대규모 자금조달 기반 확보, 김종민 IB 포트폴리오 다변화 탄력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9월 시한' 넘길 듯, 네카오·금융권은 법보다 먼저 뛴다
최태원 SK하이닉스 일본 반도체 공장 밀어붙이나, 잦은 재해 더해 일본 정부 인허가 '..
가스공사 LNG캐나다 '물량' 확보 총력, 홍의락 수익 개선·미수금 축소 '두 토끼' ..
중국 LFP 이어 나트륨 배터리 '독주' 준비, LG엔솔 삼성SDI ESS 미국 공략 ..
미국 'K뷰티 대목' 10월부터 본격 열린다, 에이피알·아모레·달바 '연말 쇼핑전' 채비
연 12% 금리도 챙기고 저축 습관도 키우고, 추석 아이 용돈 적금으로 굴려볼까
[오늘Who] HLB 회장 진양곤 "담관암 신약 '리픽투' 미국 출시 서두른다, 간암 ..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