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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린 기자의 내돈내굴] 금리 오르는데 채권 사도 될까, 만기 짧은 채권 ETF로 입문을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6-08-31 10: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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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아무리 요즘 인공지능(AI)이 똑똑하다지만 매수, 매도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람이다. 내 돈은 결국 내가 굴려야 한다. 학창시절 수학은 포기했지만 재테크는 포기 못한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 같은 투자 문외한을 위해 손쉬운 재테크 가이드를 써 보기로. 이코노미스트부터 펀드매니저, 프라이빗뱅커(PB)까지 금융 전문가들을 찾아가 재테크 입문자의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기로. 누굴 만나도 주식 얘기를 하는 2026년, 그들의 입을 빌려 투자 이야기를 펼쳐본다.

[박혜린 기자의 내돈내굴] 금리 오르는데 채권 사도 될까, 만기 짧은 채권 ETF로 입문을
▲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 이자수익과 자산배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채권 투자에도 투자자들의 눈길이 향하고 있다.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에 관해 잘 몰라도 뉴스나 재테크 콘텐츠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공식이다.

그렇다면 금리인상기에는 채권을 사면 안 되는 것일까.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채권에 눈길이 간다. 하루에도 계좌 수익률이 크게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고 있자니 자산의 일부라도 조금 마음 편하게 굴려보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막상 채권을 사려고 하면 어렵다.

국채, 회사채부터 단기채와 장기채가 있고 ‘듀레이션’이라는 낯선 단어까지 등장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봐도 이름에 10년, 30년 같은 숫자와 AA- 같은 신용등급 등 여러 기호에 현혹해 어떻게 좋은 상품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채권 ETF는 금리가 더 오르면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석호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실 팀장을 찾아갔다.

“지금 채권 투자해도 되나요? 처음에는 뭘 사야 하나요?”

◆ 주식이 ‘성장’이라면 채권은 ‘확실성’, 포트폴리오 완충재를 만들어라

“주식이 ‘성장에 투자하는 자산’이라면 채권은 ‘시간과 확실성에 투자하는 자산’이다.”

이 팀장은 먼저 채권을 주식과 비교해 설명했다.

채권은 국가나 기업 등에 돈을 빌려주고 약속한 날짜까지 정해진 이자를 받은 뒤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주식은 기업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투자성과가 크게 달라지지만 채권은 발행자가 부도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받을 이자와 만기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이 팀장은 이런 ‘확실성’을 채권의 중요한 매력으로 꼽았다.

이 팀장은 “채권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이자를, 정해진 원금과 함께 돌려받는다는 약속을 사는 것”이라며 “이런 확정성 덕분에 채권은 은행 예금보다 매력적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 수익원이자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전체 자산의 변동성을 낮춰주는 포트폴리오 ‘완충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의 완충재.

막연하게 포트폴리오에 채권도 좀 넣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바로 그 이유를 전문가에게 ‘확인’받으니 일단 채권 투자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던 마음이 명쾌해졌다.

이 팀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채권을 수익을 내는 자산인 동시에 위험을 관리하는 자산으로 함께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그래서 개인투자자도 은퇴자금이든 목돈이든, 자산의 일부는 채권으로 가져가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일 때 채권은 수익률뿐 아니라 투자자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 팀장은 이를 두고 채권을 ‘머리를 쉬어가는 투자’라고 표현했다.

주식처럼 매일 기업 실적과 주가를 들여다보며 매수와 매도 시점을 고민하기보다 일정한 이자수익을 기대하면서 자산의 일부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특히 채권 ETF는 장중에 사고 팔 수 있어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면 매도한 뒤 바로 주식이나 다른 ETF로 옮겨갈 수도 있다”며 “모든 자산을 주식에 넣어두기가 불안하거나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예금보다 유동성 있게 굴리고 싶다면 채권 ETF를 활용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혜린 기자의 내돈내굴] 금리 오르는데 채권 사도 될까, 만기 짧은 채권 ETF로 입문을
▲ 이석호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실 팀장이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채권 투자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KB자산운용 >
◆ 공식 하나로 끝나는 채권 투자, 금리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린다

다만 채권에 투자하기 전 꼭 알아야 할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리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는 반비례 관계다. 채권도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금리에 따라 가격이 움직인다.

이 때문에 이 팀장은 지금 당장 채권시장 환경만 놓고 보면 마냥 우호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봤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금리가 더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추가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고 ‘금리인상기=채권투자 금지’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 팀장은 “금리인상이라는 것은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고 이미 예상된 정보는 시장금리에 먼저 반영된다”며 “금리가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는 것은 반대로 보면 채권을 사는 투자자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최근 국고채 10년 금리는 역사적 고점을 보이는 상태로 과거 몇 년과 비교하면 채권을 사는 시점의 ‘이자 메리트’ 자체는 오히려 좋아진 구간”이라며 “채권투자는 결국 금리가 높을 때 사서 이자를 오래 받는 게임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금리가 높아진 구간은 장기적으로는 매수 관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채권은 금리가 높을 때 사면 그만큼 높은 이자를 확보할 수 있다.

이후 경제가 둔화하고 물가 압력이 낮아져 금리인하 국면이 오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도 낮아진다. 이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기존 채권의 매력이 커지면서 가격이 올라 자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채라면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묶어두는’ 효과도 생긴다.

이 팀장은 국고채 30년물 금리를 4.7% 수준이라고 가정하고 받은 이자를 계속 재투자한다면 만기인 30년 뒤에는 단순 복리 계산만으로도 원금이 약 4배 수준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물론 30년은 매우 긴 기간이고 중간에 금리가 더 오르면 평가손실이 생기는 구간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 수준의 확정 금리를 30년 동안 묶어둔다는 관점에서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보기 힘들었던 진입구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바라봤다.

여기까지 들으면 채권투자가 여전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 팀장은 초보 투자자가 채권에 접근할 때는 복잡한 금리 전망이나 채권시장 지표부터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채권투자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앞서 설명한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리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는 것”이라며 “결국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원리 하나만 이해하면 나머지는 자산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초보자라면 ETF를 통한 채권 투자를 권했다. 접근성과 투명성, 낮은 거래 비용 등의 매력이 크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처음 접근할 때는 자신이 채권에서도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질 것인지만 정하면 된다”며 “안전하게 가고 싶다면 듀레이션(만기, 금리민감도)이 짧은 파킹형 상품, 가격변동을 감수하면서 자본차익도 노리겠다면 만기가 긴 상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초보 투자자라면 배트를 짧게 잡아라, 단기채부터 차근차근

그렇다면 실전으로 들어가 처음 채권 ETF에 투자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 팀장의 답은 꽤 단순했다.

이 팀장은 “채권 투자가 처음이라면 단기형 안전자산부터 시작해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움직임이 커진다.

30년짜리 채권은 1~2년짜리 채권보다 금리가 조금만 변해도 가격이 훨씬 크게 움직인다. 금리가 하락하면 높은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손실폭도 커진다.

그래서 금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안정성을 우선한다면 단기·초단기 채권 ETF부터 시작하는 편이 쉽다는 것이다.

최근처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채권 ETF를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이 팀장은 “흔히 유동성 자금은 현금이나 파킹통장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유동성 자체도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지금 같은 시장에서는 주식 비중을 일부 줄여 확보한 현금성 자금을 초단기 채권 ETF로 옮겨두는 것만으로도 대기자금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줄이면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여력을 함께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의 내돈내굴] 금리 오르는데 채권 사도 될까, 만기 짧은 채권 ETF로 입문을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요즘은 채권 ETF가 다양해지면서 투자의 접근성도 좋아졌다.

기관투자자의 채권 거래는 보통 매우 큰 단위로 이뤄지지만 채권 ETF는 주식처럼 소액으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한 종목의 채권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여러 채권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KB자산운용의 ‘RISE 머니마켓액티브’는 파킹형 상품으로 익숙한 머니마켓펀드(MMF)와 비슷한 구조로 초단기 대기자금을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반면 ‘RISE KIS 국고채 30년 Enhanced’와 같이 레버리지를 더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도 있다. 이 ETF는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하면서 약 30% 수준의 레버리지를 더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단기채 ETF로 ‘입문’을 한 뒤 성향에 따라, 상품에 따라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처음부터 장기채나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들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팀장은 “주식도 처음에는 대형주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채권도 똑같다”며 “가장 안전한 단기형 상품부터 시작해 경험이 쌓이면 장기채, 회사채, 글로벌 채권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 가지 더.

‘채권’이라는 이름만 보고 모두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채권 ETF는 예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려 만기 전에 매도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분배금 지급 시기와 방식도 상품마다 다르다.

‘안전자산이니까 원금은 지켜지겠지’라고 생각하고 장기채 ETF를 샀다가 두 자릿수 손실률을 마주할 수도 있다. 실제 이 팀장은 최근 장기채 ETF에 투자했던 투자자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10% 이상의 평가손실을 본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주식·채권 혼합 ETF도 마찬가지다. 주식이 섞여 있다면 그 비중만큼 주가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이 팀장은 “위험자산 비중을 더 가져가기 위해 채권혼합형 상품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정말 안정성을 목적으로 채권을 담는 투자자라면 순수 채권형 상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채권이 조금 덜 어려워졌다.

이 팀장을 만나기 전에는 채권 듀레이션과 금리 전망을 계산하고 복잡한 수익률 곡선을 읽어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정작 이 팀장이 초보 투자자에게 강조한 것은 반대였다.

채권까지 ‘대박’을 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주식에서 성장의 과실을 기대한다면 자산의 일부는 채권에서 정해진 이자를 받으며 기다릴 수 있다. 시장의 모든 움직임을 맞히려 하기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정하고, 처음에는 짧고 안전한 상품부터 시작하면 된다.

재테크를 하면서 늘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빨리 판단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때로는 내 돈 가운데 일부만큼은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 두는 것도 하나의 투자전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시장이 정신없이 오르내리는 요즘이라면 더욱 그렇다.

인터뷰 초반 이 팀장이 채권을 두고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채권은 머리를 쉬어가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이자와 만기라는 ‘약속’으로 투자자의 머리를 잠시 쉬게 해주는 자산.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를 이보다 쉽게 설명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다시 관심이 높아진 '달러' 투자에 관해 알아본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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