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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정유경 '77세 백전노장' 이유있는 신임, 이석구 '실행력'과 '트렌드'로 신세계면세점 흑자 다진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6-08-12 14: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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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사진) 취임 이후 신세계디에프의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77세 백전노장 구원투수’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신임하는 이유가 신세계면세점 실적에서 분명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신세계면세점 수장으로 취임한 뒤 인천국제공항의 적자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며 과감한 실행력을 보여줬다. 동시에 최신 트렌드에 맞게 외국인 개별관광객이 찾는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어려운 업황을 이겨낼 돌파구를 만들면서다.

손실은 빠르게 끊고 새로운 소비 흐름을 재빠르게 사업에 반영하는 이 대표만의 경영방식이 신세계면세점의 흑자 체질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실적을 종합하면 이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2분기 매출 5426억 원, 영업이익 333억 원을 냈다. 2025년 2분기보다 매출은 10.3%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이 대표 취임 뒤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억 원을 시작으로 올해 1분기 106억 원, 2분기 333억 원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실제 이익이 남는 구조를 우선한 경영방식이 성과로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석구 대표는 이명희 총괄회장의 신뢰를 오랫동안 받아온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1999년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뒤 2002년 조선호텔 대표를 시작으로 스타벅스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부문, 신세계 신성장추진위원회,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차례로 이끌었다. 20년 넘게 계열사를 옮겨가며 최고경영자를 맡은 이력은 이 총괄회장의 신임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유경 회장 역시 회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인 2025년 9월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대표를 선택했다.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인사를 실시할 수도 있었지만 어머니인 이 총괄회장이 오랜 기간 검증한 이 대표만의 결단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정 회장도 그대로 높이 산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 당시 정 회장이 주요 계열사에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했지만 면세사업 수장에는 만 76세였던 이 대표를 투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직원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현안과 사업 진행 상황을 수시로 공유받아 직접 챙기고 필요한 사안은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현장 점검과 빠른 의사결정은 취임 한 달여 만에 인천국제공항 DF2권역 사업권을 반납하는 결단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10월 DF2권역 사업권 반납을 결정한 뒤 올해 4월27일 영업을 종료했다. 위약금과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높은 임대료로 손실이 반복되는 사업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판단이었다.

다이궁(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한 할인과 송객수수료도 줄였다. 매출이 발생해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거래를 축소하고 외국인 개별관광객과 VIP처럼 구매가치가 높은 고객에게 역량을 집중했다.

DF2권역 철수로 고정비 부담을 낮추면서 영업구조까지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 3개 분기 연속 흑자의 기반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손실을 정리하는 실행력이 흑자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트렌드를 읽는 감각은 신세계면세점의 다음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1949년생인 이 대표는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을 직접 공부하고 현장을 찾아 실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경험만 앞세우기보다 고객과 직원이 현장에서 겪는 변화와 불편을 사업에 반영하려는 태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대량구매와 할인에 의존하던 기존 면세점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개별관광객이 한국에서만 접할 수 있는 상품과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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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면세점의 식품 큐레이션존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점. <신세계디에프>

2025년 7월 명동점에 문을 연 식품 전문관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가 대표적이다. 한국 식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대신 외국인이 한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했다.

개장 6개월 만에 매출이 30배 증가하자 이 대표는 올해 4월 인천공항점으로 점포를 확대했다.

상품기획도 유명 브랜드를 확보하는 방식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국적과 상품군에 관계없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K뷰티와 K패션, K푸드 상품을 강화했다.

참여형 멤버십 ‘플라이퀀시’와 프리미엄 픽업, 센딩 서비스도 같은 고객전략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할인폭을 키워 고객 수를 늘리기보다 개별관광객과 VIP의 쇼핑 편의를 높여 고객 한 명의 구매가치와 재방문 가능성을 키우려는 의도인 셈이다.

이 대표는 고객의 취향을 상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동시에 기술 변화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LG전자와 AI 기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협약 자리에 직접 참석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주문부터 입고·보관·검수·상품 선별·출하까지 물류 전 과정에 AI와 이동형 로봇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직원의 반복 작업을 줄이고 고객의 인도장 대기와 오배송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직원이 단순 업무보다 상품과 고객을 고민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이 대표의 인재 육성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토스페이와 얼굴인식 결제인 페이스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라인페이를 명동점과 인천공항점에 적용한 것도 외국인 고객 응대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고객의 결제 불편을 낮추면서 직원의 결제 안내와 인증 실패에 따른 반복 응대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석구 대표가 만들어낸 흑자를 꾸준한 성과로 굳히는 일은 여전한 과제다.

올해 하반기에는 DF2권역 영업 종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온전히 반영된다. 내년부터는 철수에 따른 실적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상품과 콘텐츠, 개별관광객 중심의 서비스가 새로운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야 한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이 대표는 주요 사안을 수시로 공유받아 진행 상황을 직접 챙기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AI를 비롯한 직무교육을 독려하고 현장과 계속 소통하면서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조직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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